메뉴 건너뛰기

김우영 의원실 ‘방통위 비공개 회의록’ 확보
이진숙-김태규, ‘정당 가입 이력’ 등만 확인
내용 없는 질문 3~4개 던진 뒤 ‘가결’ 선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지난 2월 정지환 신임 한국방송(KBS) 감사 임명 안건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편향성 논란 등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방통위 회의록을 통해 확인됐다. 대통령 추천 몫 ‘2인 체제’ 의결의 위법성 문제에 더해 ‘안건 심의’ 자체도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방증이다.

25일 한겨레가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얻은 방통위의 비공개 회의록 원문을 보니, 방통위는 지난 2월28일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등 2명의 상임위원만 참석한 상태에서 회의를 열어 ‘한국방송공사 감사 임명에 관한 건’을 의결했다. 감사 후보자는 한국방송 보도국장 출신 정지환씨였고, 이 위원장 등은 사무처가 보고한 해당 안건에 대해 이의 제기 없이 그대로 가결 처리했다. 한국방송 감사는 이사회의 임명 제청을 거쳐 방통위가 임명한다.

문제는 정씨의 경우 과거 한국방송 보도국장 재직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관련 보도 묵살’ 논란을 빚은 인물로 감사 후보자 공개 모집 단계부터 한국방송 안팎에서 ‘부적격 후보’라는 주장이 나왔는데도, 이 위원장 등은 이에 대한 검증 자체를 시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또 정씨는 2016년 보도국 일부 간부와 함께 ‘케이비에스(KBS)기자협회 정상화를 위한 모임’을 결성하는 등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는데, 이에 대한 질의응답도 없었다.

그 대신 이 위원장 등은 후보자의 ‘정당 가입 이력’과 ‘대통령 후보를 위한 자문 및 고문 역할 수행 경험’, ‘결격사유 확인시 사퇴 의향’ 등 총 4개의 질문만 던진 뒤 원안 가결을 선언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오른쪽)과 김태규 부위원장이 지난해 8월1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

김우영 의원은 “단 몇 마디의 형식적 질문만 던진 뒤 공영방송 감사 임명 안건을 졸속으로 의결한 사례에서 드러나듯, 이진숙-김태규 2인 체제의 방통위는 합의제 기구의 존재 이유와 절차적 정당성을 스스로 부정해왔다”며 “2인 체제 의결의 위법성도 문제이지만, 한국방송 이사회가 임명 제청했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도장 찍듯 추인해버리는 이 위원장 등의 행태는 한국방송 감사 선임에 관한 이원적 검증 구조를 무력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행정 파탄 행위”라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한국방송 감사 임명 안건 심의·의결이 졸속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한국방송 감사 임명은) 케이비에스 이사회의 제청과 방통위원들의 논의로 결정한 사항”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한편 방통위의 한국방송 신임 감사 선임과 관련해 지난 9일 서울고등법원은 박찬욱 전 감사가 2인 체제 의결의 위법성을 지적하며 방통위를 상대로 낸 신임 감사 임명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그러자 이진숙 위원장 1인 체제의 방통위는 이에 불복해 재항고를 제기한 상태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2262 거대 에너지 기업 탄생하나… WSJ “쉘, BP 인수 위해 협상 중” new 랭크뉴스 2025.06.26
52261 법원, 윤 체포영장 기각…특검 ‘신병확보 속도전’ 일단 제동 new 랭크뉴스 2025.06.26
52260 "왕래 없었는데"…암 수술 마친 진태현, 김우빈에 감동한 사연 new 랭크뉴스 2025.06.26
52259 흉기에 찔린 채 알몸 상태로 숨진 남편…70대 아내 구속 new 랭크뉴스 2025.06.26
52258 "'석유 공룡' 쉘, 경쟁사 BP 인수 타진…초기협상 중"(종합) new 랭크뉴스 2025.06.26
52257 "소변 마렵네"…옆차선 女운전자에 ‘주요 부위’ 상습 노출한 트럭 기사 결국 new 랭크뉴스 2025.06.26
52256 황토물이 빌딩도 삼켰다…30년만에 최대 홍수에 처참한 이 지역 new 랭크뉴스 2025.06.26
52255 독일서 IS 조직원이 축구팬들에 칼부림 new 랭크뉴스 2025.06.26
52254 돌로 '쾅쾅' 무인점포 14곳 턴 간 큰 10대…석방 하루 만에 또 훔쳤다 new 랭크뉴스 2025.06.26
52253 [단독] “산업 장관, 교수·관료·정치인 안쓴다”… 이 대통령, 재계 총수에 인사원칙 밝혀 new 랭크뉴스 2025.06.26
52252 테슬라, 유럽서 5개월 연속 판매 감소…中 전기차에 밀려 new 랭크뉴스 2025.06.26
52251 윤 체포영장 기각… 내란특검 첫 암초 new 랭크뉴스 2025.06.26
52250 ‘여름 불청객’ 러브버그, 살충제 대신 빛과 향으로 잡는다 new 랭크뉴스 2025.06.26
52249 서울 아파트값, 22년새 3억 → 12.8억 new 랭크뉴스 2025.06.26
52248 "알몸으로 외출하려고 해"…70대 남편 흉기로 숨지게 한 아내 new 랭크뉴스 2025.06.26
52247 “흡연·비만보다 더 위험”…조기사망 위험 3배 높이는 ‘이것’ new 랭크뉴스 2025.06.26
52246 33살 진보 정치인 맘다니 돌풍, 뉴욕 시장 예약 new 랭크뉴스 2025.06.26
52245 한 달짜리 국힘 ‘혁신위’ 구인난… “이러다 구성도 못하면 어떡하나” new 랭크뉴스 2025.06.26
52244 "바지도 벗을까?"…술 취해 경찰서 들어온 '상의 탈의' 男, 정체 알고보니 new 랭크뉴스 2025.06.26
52243 김민석 인사청문회 파행…"野 의원 참석 없이 끝나 아쉽다" new 랭크뉴스 2025.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