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서판다 모닝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장면. 출처=Weibo
[서울경제]
멸종위기 동물인 레서판다를 이용해 모닝콜 서비스를 운영한 중국의 한 호텔이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차이나데일리, 광명왕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중국 충칭 남부에 있는 한 호텔은 매일 아침 객실 안에서 2살짜리 성체 레서판다를 만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레서판다 모닝콜'로 불린 이 서비스는 특정 테마룸 예약 손님에게만 제공됐다.
손님이 서비스를 요청하면 호텔이 보유하고 있는 레서판다 네 마리 중 한 마리를 직원이 객실로 데려와 보여주곤 했다. 손님이 직접 만질 수도 있고, 침대 위로 올라가 손님을 깨우기도 했다. 1박에 최대 420달러(약 57만 원)을 주고 숙박할 수 있는 이 호텔의 서비스는 여행 인플루언서들이 다녀가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이색 콘셉트'로 인기를 얻어왔다.
호텔 측은 "인근 동물원에서 레서판다를 임시 대여해 왔다"며 "백신 접종 및 건강 관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동물 학대 논란으로 번졌다. 야행성인 레서판다를 낮시간에 인간과 억지로 접촉하게 하는 것은 동물 학대라는 의견이 많다. 레서판다는 낮에는 보통 높은 나무 위나 그늘진 곳에서 단독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매체에 따르면 동물 전문가들은 레서판다는 겁이 많고 예민한 동물이라 낯선 사람과의 접촉에 쉽게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격성을 보이거나 질병을 옮길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레서판다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인 데다 중국에서도 '국가중점보호 야생동물' 2급에 속한다. 다만, 판매·구매·이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반면 과학 연구, 대중 전시·공연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해당 호텔의 경우 제한적 허용 사례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추가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결국 충칭시 당국은 호텔 측에 해당 서비스를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당국은 추가 조사를 통해 위반 사실이 없는지 확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