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3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휘발윳값이 L당 1691원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직장인 박모(42)씨는 주말에나 가끔 차를 굴린다. 석 달에 한 번쯤 주유한다. 그런데 지난 주말 한 달 만에 동네 주유소에 들렀다. 휘발윳값은 리터(L)당 1698원. 20L를 넣고 3만4000원가량을 냈다. 박씨는 “최근 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들썩인다니 주유소 휘발윳값도 곧 따라 오르지 않겠느냐”며 “생활비를 조금이라도 아껴보려고 서둘러 주유했다”고 말했다.

이란이 중동산 석유의 ‘목줄’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한 파장이 만만치 않다. 국제유가가 한발 앞서 오른 가운데 국내 주유소 휘발윳값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2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6월 셋째 주(15∼19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L당 1635.5원을 기록했다. 전주 대비 7.8원 올랐다. 5월 첫째 주부터 5주 연속 하락하다 반전했다. 서울은 전주 대비 12.8원 오른 L당 1709.4원을 기록했다.

김경진 기자
국제유가가 ‘내릴 땐 굼벵이처럼, 올릴 땐 다락같이’ 주유소 기름값에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중앙일보가 올해 1~6월 국제유가와 주유소 휘발윳값의 고·저점을 비교 분석한 결과 중동산 두바이유의 올해 ‘저점’은 5월 5일(배럴당 60.3달러)이었다. 그런데 국내 주유소 휘발윳값의 저점은 6월 12일(L당 1627.0원)로 시차가 한 달 이상 벌어졌다.

하지만 고점의 시차는 저점보다 짧았다. 두바이유가 ‘고점’을 찍은 건 1월 15일(배럴당 81.0달러)이었다. 그런데 국내 주유소 휘발윳값의 고점은 1월 28일(L당 1733.5원)이었다. 시차가 13일에 불과했다. 비록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지만 ‘과점’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가 고질로 지적받는 부분이다. 송보경 E컨슈머 단장(옛 석유시장감시단장)은 “정유사가 휘발유 가격 구조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운영한다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정유사가 원유를 들여올 때는 국제유가가 아니라 싱가포르 현물 가격을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며 "싱가포르 현물가 기준 저점은 5월 4주라 시차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주유소의 80%가량을 차지하는 개인 주유소에 가격 조정을 강제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제유가를 (주유소 기름값에 반영하는) 시차가 다르다는 지적에는 해명이 되기 어렵다. 게다가 최근엔 원화 가치가 올라(환율 하락) 원유 도입 비용도 떨어졌다.

정부는 석유 시장점검 회의를 열고 범부처 석유 시장점검단을 운영해 과도한 기름값 인상 행위를 감시할 계획이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200 배우 김수현, 가세연 김세의·故 김새론 유족 무고죄로 추가 고소 new 랭크뉴스 2025.06.23
51199 美 "극단주의자 테러 가능성"…'9·11 악몽' 뉴욕, 최고 경계 돌입 new 랭크뉴스 2025.06.23
51198 "나 드레스 입다 왜 누워 있지"… 80대 차에 치여 휠체어 앉게 된 예비신부 new 랭크뉴스 2025.06.23
51197 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美폭격 이튿날 공습… 테헤란 주요 거점도 타격 new 랭크뉴스 2025.06.23
51196 계엄사 기조실장 "예방적 계엄 없다"…尹, 직접 증언 반박(종합) new 랭크뉴스 2025.06.23
51195 윤석열, ‘계엄 매뉴얼 어겼다’는 지적에 “실무자 얘기가 다 맞는 건 아니야” new 랭크뉴스 2025.06.23
51194 '찐 노동자' 철도 기관사 김영훈, 열차 몰던 중 고용부 장관 후보자 지명 new 랭크뉴스 2025.06.23
51193 지명 당일도 열차 운행한 노동부 장관 내정자···“마지막까지 안전운행” new 랭크뉴스 2025.06.23
51192 “매뉴얼 위반” 지적에… 尹 “강한 메시지 위해 軍 투입” new 랭크뉴스 2025.06.23
51191 트럼프 언급, 이란 '레짐 체인지' 가능성은…46년 신정체제 무너질까 new 랭크뉴스 2025.06.23
51190 [속보] 이스라엘 "이란 포르도 핵시설 접근로 막기 위해 공습" new 랭크뉴스 2025.06.23
51189 "여대생 1만명에 날벼락, 배신당했다"…'일본판' 동덕여대 사태 터졌다 new 랭크뉴스 2025.06.23
51188 국내산이라더니…'덮죽'도 걸렸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결국 new 랭크뉴스 2025.06.23
51187 “고용부 장관” 지명된 순간에도 새마을 열차 몰았던 김영훈 후보자 new 랭크뉴스 2025.06.23
51186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400kg의 행방은?…손에 쥔 마지막 협상카드 new 랭크뉴스 2025.06.23
51185 "100원 넣고 가위바위보 하면 돈 나와요"…초등학교 인근 문구점의 수상한 정황 new 랭크뉴스 2025.06.23
51184 ‘회계 투명화 철회’ 노동계, 정부 압박… 대선 청구서 꺼내 new 랭크뉴스 2025.06.23
51183 "이스라엘, 이란 포르도 핵시설 美폭격 이튿날 또 공격"(종합) new 랭크뉴스 2025.06.23
51182 여야 상임위원장 배분 합의 결렬‥"무한정 끌 수 없어" vs "일당독재" new 랭크뉴스 2025.06.23
51181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관 “안전 대책 포함 위험 보고서 묵살됐다” new 랭크뉴스 2025.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