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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년 5월 16일 권순정 당시 신임 수원고등검찰청 검사장이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검찰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스1

권순정 수원고검장은 23일 정부가 검찰의 수사권·기소권 분리를 추진하는 데 대해 “문명국 중 어디에도서도 소추를 결정하는 기관이 사실확인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 나라는 없다”고 했다.

이날 오전 권 고검장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찰의 미래를 그려봅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권 고검장은 “만약 수사-기소 분리가 검사의 수사를 일체 금지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진실을 따라가는 사법 작용 중 하나인 ‘소추’ 기능의 본질을 해치는 것이므로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그러한 수사-기소 분리는 진실을 규명하는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진실에 눈감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기소 분리 주장은 언뜻 그럴듯해 보이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개념이 모호하고 연원이 불분명해 참고할 만한 해외 자료를 찾기조차 어렵다”라

권 고검장은 “이론적으로 수사는 소추권자가 유죄 판결 및 적정한 처벌을 구하는 활동인 소추로부터 떼려야 뗄 수가 없다”라며 “법관이 판결을 위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하는 것처럼 검사는 소추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하고, 그게 다름 아닌 수사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어 “수사는 소추를 위한 필수 불가결한 기능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고검장은 “(수사권·기소권 분리와 같은)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더라도 다수당인 집권여당이 정적을 공격하는 이슈에서 특검법을 통과시켜 무제한 검찰수사를 진행한다면 제도개선은 무의미해질 것”이라며 “검찰수사가 특검이라는 제도와 결합해 힘센 의회 권력의 내로남불식 공격 도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이 문제도 이번 기회에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권 고검장은 “진짜 전문가들과 현장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한 지난 검수완박 때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며 “다양한 공청회와 토론회를 거쳐 법안의 장단점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회의록조차 남지 않는 소소위 같은 밀실이 아니라 공개된 장소에서 의원 각자의 이름을 내걸고 심도 있는 토론과 심의를 진행해 훗날 역사의 책임을 따져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끝으로 권 고검장은 “소설 ’1984′에는 모든 사회문제의 책임을 ‘임마누엘 골드스타인’이라는 한 사람에게 떠넘기는 장면이 나온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새 정부의 제도개선 작업이 모든 문제의 원인을 손쉽게 검찰 탓으로만 돌리고 마는 이런 ‘골드스타인 책임 전가 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그런 감정적인 선동이나 음모론, 보복 감정으로는 제대로 된 해답을 낼 수 없다”고 했다.

한편 국정기획위원회는 지난 20일 검찰청 업무 보고를 30분 만에 중단시킨 바 있다. 수사·기소권 분리 등 이재명 대통령 공약 내용에 대해 제대로 분석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당시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검찰 업무보고를 두고 “공약 이행 계획을 세울 땐 정책 공약집, 대통령 발언을 근거로 해서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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