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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에 벙커버스터 12발 투하
트럼프 "보복하면 더 큰 공격" 으름장
이란, 美 대신 이스라엘에 미사일 보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대국민 담화를 진행하고 있다. 뒷줄에는 JD 밴스(왼쪽부터)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배석해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이 결국 이란에 폭탄을 투하하며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에 직접 뛰어들었다. 미국이 이란 본토를 폭격한 것은 1979년 혁명으로 이슬람공화국이 수립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언제든 추가 공격이 가능하다고 강하게 암시하면서 이란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이란의 다음 반응에 따라 중동 지역에서 전면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오후 8시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세 핵 시설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며 "현재 (작전에 투입됐던) 모든 전투기는 무사 귀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포르도는 끝났다"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게재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공격하며 중동 지역에서 전쟁이 시작된 지 9일 만에 미국의 공식 참전을 선언한 것이다.

로이터통신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을 종합하면 이날 미군은 이란 포르도 핵 시설에 B-2 스텔스 폭격기 6대를 보내 약 14톤에 달하는 대규모 관통 폭탄(MOP) '벙커버스터' 총 12발을 투하했다. 벙커버스터는 전 세계에서 미국만 보유하고 있는 무기로, 지하 깊이 숨겨진 목표물을 타격하는 데 효과적인 폭탄이다. 이 밖에 나탄즈와 이스파한 핵 시설에는 미 해군 잠수함이 쏜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30기가 집중됐으며, 이 중 나탄즈에는 벙커버스터 2발도 투하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찍힌 이란 쿰 인근 포르도 핵 시설 위성사진. 트럭과 불도저 여러 대가 시설 입구에 줄지어 서 있다. 막사 테크놀로지 제공=로이터 연합뉴스


직전까지 미국의 중동 갈등 개입 여부는 오리무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전만 해도 "향후 2주 안에 이란 공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다소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 방식을 꾸준히 언급했다. 대선 당시 "미국을 해외 전쟁에 개입시키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당선된 만큼 중동 지역 갈등과 거리를 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백악관은 이란과의 협상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 직접 공격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백악관에서 4분여간 진행된 대국민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습을 "눈부신 군사적 성공"이라 자평하며 "(이란 내) 핵 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동의 폭군 이란은 이제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아직 많은 목표물이 남아있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경고했다. 담화 후에도 SNS에 "이란이 미국에 보복한다면, 오늘 밤 목격된 것보다 훨씬 더 강한 무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글을 올려 다시 한번 으름장을 놨다.

이란은 미국을 향해 "터무니없고 영원한 결과를 초래할 것"(압바스 아락치 외무부 장관)이라며 이를 갈았지만, 재보복을 의식한 탓인지 이날은 미국 대사관이나 미군 기지 등을 타격하는 대신 이스라엘에 공격을 집중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란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하이파 등 최소 10개 도시를 향해 탄도 미사일 20~30발을 발사했고, 전국적으로 부상자 약 80명이 보고됐다. 이스라엘은 이에 곧바로 반격을 실시해 미사일 발사대를 타격하고 군인들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21일 이란 미사일이 떨어지면서 파괴된 건물에서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텔아비브=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은 추가 공격을 감행하지 않겠다며 제한적인 개입에 머무르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추후 이란의 반응에 따라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NYT는 "대통령이 추가 공격을 언급했다는 사실은 무력 충돌이라는 것이 결코 깔끔하거나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과거 미국이 오랜 시간 막대한 대가를 치르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개입했던 경험이 이를 증명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이 이란에 요구하고 있는 사항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 "무조건적인 항복"을 요구한 바 있으나, 곧이어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고 있는 평화가 핵 협정인지, 테헤란과의 추가 협상인지, 아니면 완전한 '무조건 항복'인지 현재로서는 모호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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