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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발언 보도 이후 두 차례 입장 표명
진보진영에서 “본질 호도” 연이은 비판
“혐오와 소수자 외침 동일선상 둔 폭력”
‘사회적 합의’ 주장엔 “하기 싫다는 뜻”
원내 정당들 침묵···청문회 논의 없을 듯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권도현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개신교계 주장을 “본질적인 헌법적 권리”라고 두둔한 것을 두고 “괴롭히고 차별할 자유가 본질적 자유인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오는 24~2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차별금지법 입장이 다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후보자는 2023년 11월 개신교계 행사에서 “모든 인간이 동성애를 택했을 때 인류가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며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했다는 지난 16일 경향신문 보도 이후 외신기자간담회(17일)와 BBS 라디오 방송(20일)에서 차별금지법 관련 입장을 밝혔다.

법 제정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인권 보호 차원의 ‘찬성’과 종교적 신념에 따른 ‘반대’ 주장 모두 “본질적인 헌법적 권리이자 자유권”으로 규정하며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로 요약된다. 김 후보자는 자신의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차별금지법을 비판할 때 처벌받는 것 아닌가”라는 반대 측 논리도 거론했다.

이러한 입장에 대해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비판이 계속됐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22일 기자와 통화에서 “종교·표현의 자유라도 생존권을 침해하고 차별해서는 안 된다”며 “자유이니까 중요하다는 주장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괴롭힐 자유와 차별할 자유가 본질적 자유란 이야기인가”라고 지적했다.

노동당도 지난 19일 논평에서 “혐오자의 차별 및 편견 섞인 선동과 사회적 소수자의 외침을 동일 선상에 두는 것은 소수자에 대한 명백한 폭력”이라며 “교리라는 근거 없고 개인적인 시야로 타인의 권리를 재단하고 있다”고 김 후보자를 비판했다.

2007년 발의된 차별금지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 주장은 입법 의지가 없다는 뜻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지난 18일 논평에서 “지난 18년 동안 정권과 정당을 막론하고 보수개신교와 ‘진지한 사회적 대화’를 지속해 온 정치인들을 수없이 봐왔다”며 “정치와 종교의 이해관계만 반영하는 합의는 얼마나 폭력적인가”라고 주장했다.

홍 교수도 “정치인들이 하기 싫을 때 사회적 합의를 얘기한다”며 “의지가 있다면 반대하는 쪽을 적극적으로 설득해보겠다는 등 합의를 끌어낼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을 비판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김 후보자 주장에는 “허위 사실”이라는 지적이 여럿 제기됐다.

“모든 인간이 동성애를 택했을 때 인류가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라는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지난 18일 “특정 성적 지향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낙인이자 명백한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녹색당은 지난 17일 논평에서 “개인의 성적 지향은 매우 사적인데 이를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것처럼 범죄화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해당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국회 의석을 가진 원내 정당에서는 김 후보자 발언을 비판하는 논평이나 성명이 이날까지 나오지 않았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약속한 진보당과 기본소득당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김 후보자 청문회에서 차별금지법 관련 질의 자체가 없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7명, 국민의힘 5명, 조국혁신당 1명으로 구성됐다.

홍 교수는 “원내에서 본격적으로 문제 제기할 수 있는 세력조차 없다는 게 우리 정치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정교분리 원칙을 천명한 세속국가 대한민국에서 개신교 입장을 관철하려는 김 후보자가 공직자 자격이 있는지 심각히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이날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연 ‘평등 세상을 위한 사회적 약자 초청 특별법회’에서 “불교는 누구보다 먼저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쳐왔다”며 “우리는 오늘 혐오와 차별의 칼끝이 가장 잔인하게 향하고 있는 성소수자들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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