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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의 ‘대선 패배 후 민심과 국민의힘 혁신방안’ 토론회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을 비롯한 의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당 혁신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국민의힘 의원들 중 일부는 “왜 국민들이 ‘탄핵 반대=계엄 찬성’으로 인식하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지만, 전문가들은 “계엄을 반대하고 탄핵을 찬성한다고 밝힌 사람은 소수 아니냐”, “국민은 (계엄·탄핵에 대해) 사과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했다.

국민의힘 ‘당의 혁신을 바라는 의원모임’은 19일 오전 국회에서 ‘대선 패배 후 민심과 국민의힘 혁신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부터 당 개혁 방안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권영진 의원이 주도한 이 모임에는 당 재선 의원을 주축으로 22명이 참여했다.

박 교수는 토론회에서 국민의힘이 계엄·탄핵에 대해 여전히 입장을 하나로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발제에서 “대선 이후 조사를 보면 응답자 50%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야당의 공세를 계엄령으로 무력화하기 위해 권력을 남용하고 위헌적 조치를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계엄과 탄핵에 대한 입장을) 처리하고 넘어가야 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박 교수는 “타이밍을 놓쳤다면 어떤 방식으로 이런 얘기를 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석한 일부 의원들은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계엄에 찬성했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권 의원은 “우리 당은 ‘계엄에 찬성하지 않는다, 계엄은 잘못됐다’고 하는데 왜 국민은 우리가 계엄에 반대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가”라고 질문했다. 이만희 의원도 “‘탄핵 반대’가 ‘계엄 찬성’ ‘윤석열 지키기’로 등치 되는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프레임이 있었고, 우리가 (탄핵 반대가 곧 계엄 찬성은 아니라는 것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탄핵에 대한 반대가 계엄에 대한 찬성은 아니다. 탄핵에 반대한 이유는 이재명 정부 출현과 우리가 간신히 만든 정권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걸 보기 싫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이런 주장에 “일반 국민 입장에서 봤을 땐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한 사람은 한동훈 전 대표·오세훈 서울시장·유승민 전 의원·안철수 의원 네 사람이다. 거기에 대해 (국민의힘이) 부인하고 있냐”고 했다. 아무리 국민의힘이 ‘비상계엄은 잘못’이라는 입장을 강조해도, 상당수의 의원은 계엄령을 선포한 윤 전 대통령에게 그 책임을 묻는 탄핵 조처에 반대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국민의힘에는) 탄핵에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한 사람 간 갈등 구조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탄핵과 계엄 문제에 매몰돼 어떻게 앞으로 나갈 수 있나”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김문수) 대통령 후보의 입장 자체는 계엄에 대해 명백한 언어로 ‘반대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국민의힘이 계엄·탄핵은) 죄송하다, 민생으로 가겠다’고 해야 하는데, 아직 국민들은 한번도 죄송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이 ‘반이재명’을 넘어서 비전을 갖고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국민의힘의 이번 대선 선거 운동의 가장 핵심 키워드는 ‘반이재명’이었다”며 “자기가 가진 대안과 비전이 뭔지 보여주지 못하거나 없기 때문에 결국 안티 이재명으로 갈 수밖에 없게 된 건데, 선거 전략뿐 아니라 정당이 계속 존속하기 위해서도 심각한 문제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선을 보면 절대로 상대방 후보 이름을 쓰지 않는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정당 혁신이 실패하는 이유는 보여주기식 개혁을 하기 때문이다. 국민 삶을 바꿀 수 있는 개혁을 해야 하는데 국민 삶과 전혀 상관이 없는 개혁안으로 논쟁을 벌이고 있다”며 “만약 이번 전당대회에서 김문수 전 후보와 한동훈 전 대표가 출마하면 그건 혁신이 아니다. 계파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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