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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스라엘 전쟁에 유류세 인하 2개월 더 연장
정부 올해 ‘인하 종료’ 전제로 세입 예산 짜
지난해에도 세금 3.9조 덜 걷혀… 올해도 ‘세수 펑크’ 우려

3년 이상 인하 중인 유류세의 정상화 절차를 밟아온 정부가 정상화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이란-이스라엘 전쟁 등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 유가가 다시 꿈틀대자, 물가 부담을 우려해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경기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재정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인하 조치가 연장되면서 세수 부족 문제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월 11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유가가 표시돼 있다. /뉴스1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1년 11월 도입된 유류세 인하 조치는 국제 유가 급등 대응과 인플레이션 안정을 이유로 3년 7개월째 유지되고 있다. 정부가 이번에 현재의 인하율을 2개월 더 유지하기로 하면서 16번 연속 연장하게 됐다.

정부가 유류세 정상화 속도를 늦춘 것은 중동 사태로 국제 유가 변동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 타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브렌트유 선물 가격(8월물)은 지난 13일 한때 배럴당 78.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날 기준으로는 배럴당 75달러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은 전쟁 전인 지난달까지만 해도 6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만약 확전으로 이어질 경우, 유가는 더 치솟을 수 있다. 중동은 전 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3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다.

JP모건은 “최악의 경우 유가는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OPEC 산유국들의 보복을 유발하며 중동 전역의 원유 공급망을 흔들 수 있다”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곳이다. 한국으로 들어오는 원유는 약 70%가 이곳을 통과한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율을 2022년 7~12월 말 37%로 확대했다가, 2023년 1월~지난해 6월 30일 휘발유에 25%, 경유·LPG 부탄에 37%의 인하율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조정했다. 이후 휘발유는 20%→15%→10%, 경유·LPG 부탄은 30%→23%→15%로 단계적으로 낮아졌다.

인하율을 마지막으로 내린 것은 지난 4월이었다. 정부는 이날 16번째 연장을 발표하면서, 오는 8월 말까지 휘발유 10%, 경유·LPG 부탄 15%의 인하율을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유가가 안정돼 유류세 인하 폭을 점진적으로 줄여오고 있었으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 상황까지 다시 고려하게 됐다”며 “이번에는 일단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해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를 전제로 15조3000억원의 교통·에너지·환경세가 걷힐 것으로 예상했지만, 유류세 인하 조치가 길어지면서 실제로는 이보다 3조9000억원의 세금이 덜 걷혔다.

올해도 15조1048억원의 세입을 예상했지만,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이어지며 이를 확보하기 또다시 어려워지고 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돈을 쓸 곳이 많은 상황에서, 유가가 최근 들어 60달러 중반 정도에 머무르면서 유류세 인하 조치가 종료 국면에 있었다”며 “하지만 중동 변수로 세수 펑크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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