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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의대 증원 문제로 장기간 수업을 거부해온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의 유급과 제적 처리 최종 확정일인 7일 대전의 한 의과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정부가 미복귀 의대생들의 유급·제적을 확정한 지 한 달 째 접어든 가운데 일부 의대생 사이에서 “수업을 듣게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학들은 먼저 복귀한 학생들과의 분리 수업이 불가능하다는 등의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복귀를 원하는 일부 의대생들은 지난 9일 ‘행동해야 바뀝니다’는 이름의 익명의 오픈 채팅방을 만들고 학교 등에 복귀를 요구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150여명이 참석한 이 방에서는 국회 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의대 관련 공무원, 의대학장 등에게 복귀를 요청하자는 의견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한 참가자가 공유한 복귀 요청 메일 예시문에는 “의대협(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 공식적 기조와는 달리 복귀를 희망하는 많은 의대생들의 목소리가 있다”, “자율 복귀를 하는 학생들이 학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책적 배려를 해달라” 등의 내용이 포함돼있다. 학생들이 수업에 복귀하면 학교는 유급, 제적 등을 취소하고 내년에는 정상 진급할 수 있게 해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의대 학장에게 복귀 의사를 밝힐 때는 가능하면 대면 면담을 추천한다” 등의 '팁'을 공유하기도 했다. 최근 의사·의대생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도 “이제는 복귀하자”는 취지의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의대생 150여명이 모인 오픈채팅방에서 복귀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한 참가자는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복귀 요청 이메일을 보내자며 예시문을 공개했다. 독자 제공

대학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의대를 보유한 대학 총장들의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 관계자는 “이미 복귀한 학생들의 수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들어온 학생들은 분리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며 “이럴 경우 향후 10여년 간 본과 실습, 국가고시, 인턴·레지던트 취업 등의 절차에서 똑같은 행정력 낭비가 예상된다”고 했다. 교육부도 “정해진 시한(5월 7일)까지 돌아오지 않은 학생에 대한 유급, 제적은 이미 확정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각에선 내년도 ‘트리플링(24~26학번 동시 수업)’ 우려를 들며 복귀를 희망하는 의대생을 받자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트리플링이 당초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을 것이란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에 따르면 3개 학번 의대생 약 1만700명 중 내년 예상 교육인원은 5600여명 수준이다. 정상적으로 진급이 가능한 학생 4400여명, 군휴학자 560여명 등을 제외하면 실제론 '더블링' 수준이 안 된다. 다만 복귀자가 극소수였던 몇몇 대학에선 트리플링이 실제 나타날 수 있다.



“스크럼 짜서 강의실 못 들어가게”…더 집요해진 강요 행위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강의실.연합뉴스

갑작스레 의대생들이 복귀할 경우 정부와 대학의 안내에 따라 먼저 복귀했던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의대에서는 지난달 7일 교육부의 유급 확정 이후 복귀 학생에 대한 괴롭힘이 계속되고 있었다. 의료계 관계자는 “한 대학에선 미복귀자들이 학교 앞에서 스크럼을 짜고 학생과 교직원들이 못 들어가게 막는 상황도 생겼다”고 전했다.

수업에 복귀한 의대생은 미복귀 학생들로부터 '이번에 시험을 치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 '우리가 못 다니면 너희도 힘들어진다' 등의 위협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메디스태프에는 “이번 복귀 전에 학교별로 감귤 리스트를 박제해야 한다”, “반민특위처럼 반귤특위를 만들어서 관리하자” 등의 글도 올라왔다. 감귤은 복귀한 전공의·의대생을 비꼬는 말이다.

다만 새 정부 출범으로 복귀 문이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아직 의대 교육 정상화에 대해 당론이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파국은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기류가 있는 것은 맞다”고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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