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 2차 태스크포스(TF) 회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라면 한개에 2천원 한다는데 진짜냐. 다음 회의 전에라도 가능한 대책을 보고해달라.”

이재명 대통령이 9일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라면값을 콕 집으며 관계부처에 물가 대책 마련을 지시한 건, 먹거리 물가 불안을 잠재우려는 목표에 더해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등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물가 관리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주재한 이날 회의에서 물가 관리 목표는 라면 등 먹거리였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에 머무는 등 전반적인 물가는 안정세를 유지하는 상황 속에서도 먹거리 물가가 유독 불안하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통계청 자료를 보면, 라면이 포함된 가공식품 가격 상승률은 전달에 이어 5월에도 4.1%를 기록했으며, 돼지고기(8.4%)와 달걀(3.8%) 등 축산물 가격도 1년 전보다 6.2% 올랐다.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식품업계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 공백기 동안 주요 가공식품 가격을 줄줄이 올렸다.

아울러 이날 이 대통령의 지시엔 하반기 수십조원 규모의 추경 집행과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물가가 자극될 수 있단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돈이 풀리는 상황에 편승해 기업들이 가격을 끌어올리지 못하도록 이 대통령이 견제구를 던졌다는 뜻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추경과 금리 인하가 수요를 일부 자극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이 대통령과 참모진이) 고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다음 회의 전까지 물가 대책을 보고하라고 지시한 만큼 관계부처는 곧장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누적된 가공식품 가격 상승이 민생에 부담을 주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농산물 지원처럼 직접 할인 지원은 어려워 그 밖의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식품업계에 수입 원재료 21종에 대한 할당(저율)관세, 수입 부가가치세 면세 등을 지원 중이다.

식품업계는 이 대통령의 ‘라면 한 봉지 발언’에 난처한 기색이다. 윤석열 정부 시절이었던 2023년 6월 추경호 당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가격 인하 요구로 라면값을 줄줄이 내렸던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 라면업체 관계자는 “당시 정부 압박으로 가격을 내렸다가 실적이 크게 악화한 적이 있는데, 최근에야 가까스로 올려놓은 것”이라고만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956 시진핑보다 트럼프 더 비호감…"한·미동맹 강화" 요구 커졌다 [새정부 외교에 바란다] 랭크뉴스 2025.06.12
50955 현대차 노조 "통상임금 위로금 1인당 2천만원씩 달라" 랭크뉴스 2025.06.12
50954 장기 불황에 대출로 버틴다…숙박·음식점업 대출 90조원 넘어 랭크뉴스 2025.06.12
50953 민주당, 25만원 민생회복 지원금 ‘선별 지급’도 검토···“재정 여력 종합적 고려” 랭크뉴스 2025.06.12
50952 "트럼프, 김정은과 서신교환에 개방적‥진전 원해" 랭크뉴스 2025.06.12
50951 유럽 공략 강화하는 국민연금… 영국계 CVC캐피탈과 전략적 파트너십 랭크뉴스 2025.06.12
50950 “5년의 방해가 5년의 혁신 앞당겼다”… AI 반도체 자립화 속도 내는 中 랭크뉴스 2025.06.12
50949 대한항공은 내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1대1'로 쳐줄까 랭크뉴스 2025.06.12
50948 尹, 오늘 경찰 소환에 불응 방침…3차 출석요구 검토 랭크뉴스 2025.06.12
50947 유통·빅테크와 손잡은 은행… ‘임베디드 금융’ 승부수 랭크뉴스 2025.06.12
50946 "빨리빨리 가시지 말입니다"…대충대충했던 예비군 분위기 달라진다고? 랭크뉴스 2025.06.12
50945 '마트 공휴일 휴무' 꺼냈다가…"맞벌이는?" 3040 역풍 맞은 與 랭크뉴스 2025.06.12
50944 대한항공, 마일리지 통합안 제출… 심사는 길어질 듯 랭크뉴스 2025.06.12
50943 [단독] 국방부, 처음으로 ‘전 군(軍) 불법도박 실태조사’ 나선다[이현호의 밀리터리!톡] 랭크뉴스 2025.06.12
50942 랜섬웨어 공격에 먹통된 예스24…개인정보위, 조사 착수 랭크뉴스 2025.06.12
50941 美재무 "성실협상국가는 상호관세 유예연장 가능"…한국은? 랭크뉴스 2025.06.12
50940 취임 첫 날 기자실 찾은 임기근 "추경 속도감 있게" [Pick코노미] 랭크뉴스 2025.06.12
50939 尹정부 공공기관장 알박기에 뾰족한 수 없는 민주당 랭크뉴스 2025.06.12
50938 李 “남준이와 상의해서 하라”…원조 친명도 ‘이 남자’ 찾는다 [이재명의 사람들] 랭크뉴스 2025.06.12
50937 "金과 친서외교에 개방적"…트럼프, 북미대화 시즌2 시동 거나 랭크뉴스 2025.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