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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컴턴에서 시위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시위대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세계 최대 한인타운이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체류 단속이 본격화했다.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이에 반발하는 시위대가 사흘째 충돌 중인 가운데, 트럼프 정부는 주방위군까지 투입해 진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새벽(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지금부터는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허용하지 않겠다”면서 “이들은 무얼 숨겨야 하고 왜 숨기는가”라며 날을 세웠다.

7일 AFP통신에 따르면 LA에서는 ICE의 강압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지난 6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7일 LA 시내에서 남쪽으로 30㎞ 떨어진 패러마운트 지역의 히스패닉계 이민자 거주지에서는 시위대 수백 명이 ICE 요원과 충돌했다. 진압복을 입은 요원들은 고무탄과 섬광탄 등을 동원해 강경 진압을 벌였다. 현지에선 최루가스 범벅이 된 눈과 얼굴을 씻기 위해 우유를 들이붓는 시위대의 모습이 포착됐다.

이번 시위는 지난 6일 ICE가 불법 이민 수색 영장을 동시다발적으로 집행하면서 불붙었다. ICE 요원들은 LA 시내 의류 도매시장, 이민자들이 일거리를 구하기 위해 모여드는 홈디포 매장 앞 등을 급습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단속으로 지금까지 LA에서 불법 이민자 등 120명이 체포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현장에선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 두 손을 등 뒤로 묶인 채 체포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현지 LA타임스와 인터뷰한 카티아 가르시아(18)는 “37세인 아버지가 미국에서 20년 동안 살았는데, (불법 이민으로) 체포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호소했다. 캐런 바스 LA 시장은 성명에서 “이민 단속이 지역 사회에 공포를 조장하고 도시의 기본 안전 원칙을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번 단속에서 한인이나 한국 국적자가 체포된 사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LA총영사관이 전했다.

트럼프의 이민 정책을 주도하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X에 LA에서 벌어진 시위 영상을 올리고 “미국의 법과 통치권에 대항하는 반란”이라고 비난했다. 지난달 밀러는 ICE 회의에서 하루에 불법 이민자 3000명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가 지난해 대선 공약으로 내건 ‘연간 불법 이민자 100만 명 추방’을 달성하려면 하루에 2700여 명을 체포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첫 100일간의 하루 평균 체포자 수(665명)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LA의 불법 이민자 단속 반대시위를 진압하는 데 주방위군 투입을 명령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무법 상태에 대응하기 위해 주방위군 2000명을 투입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루스소셜에 “민주당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시위 진압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나 뉴섬 주지사는 “주방위군 투입은 긴장을 더 높일 것”이라면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자국민을 상대로 현역 해병대를 배치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주지사의 요청 없이 주방위군을 소집한 것은 60년 만에 처음이다. 싱크탱크 브레넌 정의센터의 엘리자베스 고이테인 선임국장은 이 같은 조치는 린든 존슨 대통령이 1965년 민권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 앨라배마에 군대를 보낸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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