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뉴스1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며 버스를 훔쳐 경기 파주 통일대교를 건너려던 30대 탈북민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희수)는 국가보안법위반(잠입·탈출) 미수,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위반, 절도,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2년, 자격정지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1일 오전 12시 45분쯤 경기 파주 문산읍의 한 버스 차고지에서 마을 버스를 훔친 뒤 10분 후 통일대교 남단에서 북단 방향으로 향하다 군부대 초병의 제지에도 바리케이드를 들이받고 내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다친 사람은 없었다.

A씨는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태어나, 2011년 11월 탈북했다. 같은 해 12월 한국에 들어왔다. 하지만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북한에 거주하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이 커지면서 월북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월북 시도 전 주민센터에 방문해 담당 공무원에게 긴급 생계비 지원을 문의하면서 “나는 남한에 환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북한에서 사는 것이 남한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고,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담당 공무원이 북한으로 돌아가면 탈북으로 처벌받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묻자, A씨는 “언론에 노출되는 형태로 가면 된다”며 “차량을 탈취해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가면 매스컴을 탈 것이고, 북한에서 남한 체제를 비판하면 나를 용서해 주고 다시 북한에서 살게 해 줄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건강 악화와 경제적 어려움, 대한민국 사회에서 고립과 부적응, 북한에 거주하는 부모님과 남동생에 대한 그리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며 “대한민국의 정치 체제에 대한 적대감이나 반국가단체로서의 북한을 찬양하거나 동조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이 사건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일반 국민이 보기에는 다소 황당하기까지 한 이 사건의 동기나 경위에서 드러나는 사정은 피고인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고 대한민국 사회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이 처한 현실을 일부 보여주는 것으로, 통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 사회가 풀어나가야 할 문제로 이해된다”고 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877 인간을 돕다 버려진 로봇의 사랑... K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어떻게 미국을 홀렸나 랭크뉴스 2025.06.09
49876 "5·18은 폭동" 수영 금메달리스트 조희연, 고발당하자 사죄 랭크뉴스 2025.06.09
49875 러, 드론 479대로 우크라 공격…전쟁 발생 후 최대 규모 랭크뉴스 2025.06.09
49874 서울대생에 '대선 후보 1위'는 이준석이었다... "개혁 보수 정치인 선호" 랭크뉴스 2025.06.09
49873 CNBC “중국의 저가 제품 공세…아세안에 ‘차이나 쇼크’ 우려” 랭크뉴스 2025.06.09
49872 숙명여대, ‘김건희 여사 학위 취소’ 소급 학칙 개정 16일 확정 랭크뉴스 2025.06.09
49871 백종원, 더본코리아 경영 직접 다 챙긴다…"배수진 각오로 혁신·도약" 랭크뉴스 2025.06.09
49870 김용태 “계엄의 강 건너야…쇄신안, 충정이다” 랭크뉴스 2025.06.09
49869 “환불할 수 있나요?”…전주 마라톤 대회 불만 폭주 랭크뉴스 2025.06.09
49868 이 대통령, 트럼프 이어 이시바와 통화…‘한일 관계 안정화’ 의지 랭크뉴스 2025.06.09
49867 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법, 10일 국무회의 상정…이르면 금주 특검 출범 랭크뉴스 2025.06.09
49866 ‘이재명 변호인’, 이해충돌 논란 끝에 헌법재판관 후보 제외 수순? 랭크뉴스 2025.06.09
49865 “프로야구 입장권 판매합니다”…중고거래 사기 ‘기승’ 랭크뉴스 2025.06.09
49864 윤석열 "군에서 말하는 상부가 대통령이란 말은 거짓" 랭크뉴스 2025.06.09
49863 ‘당 쇄신안’ 결론 못 낸 국민의힘, 10일 의총 열고 재논의 랭크뉴스 2025.06.09
49862 '李 변호인' 인사 논란에도 與 쓴소리 실종… 벌써부터 수직적 당정 관계 우려 랭크뉴스 2025.06.09
49861 바다 한 가운데 고립된 ‘깡마른 백구’ 구조된 사연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6.09
49860 내일 '내란 등 3대 특검법' 국무회의 상정…3중 특검 출범 수순(종합) 랭크뉴스 2025.06.09
49859 트럼프 장남 “루프탑 코리안 다시 위대하게”…33년 전 한인 사진 왜?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6.09
49858 트럼프 장남 “루프탑 코리안을 다시 위대하게”…LA 폭동 사진 소환 이유는? 랭크뉴스 2025.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