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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초 학교에 체험학습 문의, 시험으로 신청 안해
금요일 하교 뒤 가족여행…일요일 낮 차량 바다 돌진
혼자 살아남은 40대 가장, 사건 이후 광주로 도피
“채무로 힘들어 아내·아들에게 수면제 먹였다” 진술
지난 2일 전남 진도군 진도항에서 바다에 빠진 승용차가 인양되고 있다. 이 승용차에서는 40대 어머니와 고교생 형제 등 3명이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고이후 도주한 아버지를 긴급 체포했다. 목포해경 제공


전남 진도항 바닷속에서 인양된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등학생 형제를 포함한 일가족 3명 사망 사건이 사전 계획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확인됐다. 형제는 지난주 초 학교에 ‘교외 체험학습’을 문의했다가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일정 등으로 실제 신청은 하지 않았다.

대신 이들 가족은 학교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은 금요일 하교 이후 여행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차량을 바다에 빠트린 후 혼자 빠져나와 살아남은 아버지에 대해 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일 전남 진도항 인근에서 인양된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여성과 10대 2명은 경찰의 신원 확인 결과 40대 어머니와 고교생 아들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에 사는 이들 가족은 ‘가족여행’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고등학교 3학년과 1학년에 재학 중인 형제는 지난주 초 학교에 “가족여행을 갈 예정”이라며 ‘교외 체험학습’을 문의했던 알려졌다.

하지만 고3의 6월 모의고사(4일)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인 점을 고려해 교사의 만류로 체험학습을 신청하지는 않았다. 대신 아버지 A씨(49)를 포함해 이들 가족은 학교의 사전 승인이 필요 없는 하교 이후 여행을 떠났다.

가족은 금요일인 지난달 30일 오후 4시30분 형제가 학교에서 하교하자 여행을 떠났다. 형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들이 올라왔고 이를 본 친구들은 주말을 맞아 여행을 간 것으로 짐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행은 끔찍한 결말로 끝났다. 학교 측은 월요일인 지난 2일 형제가 등교하지 않자 집으로 찾아갔고, 집이 비어있자 경찰에 신고했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지난 1일 오후 1시12분쯤 가족들의 휴대전화 신호가 끊긴 진도군 진도항 인근 폐쇄회로(CC)TV를 통해 가족이 탄 승용차가 바다로 돌진하는 장면을 확인했다.

경찰과 해경은 수색 끝에 지난 2일 오후 8시7분쯤 진도항 방파제에서 30m 떨어진 바닷속에서 3명이 숨져 있는 승용차를 발견해 인양했다. 승용차에는 아버지 A씨는 없었다.

A씨는 차량을 바다에 빠트린 이후 홀로 열린 창문으로 빠져나온 뒤 지인을 불러 광주로 돌아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일 오후 9시9분쯤 광주 서구 양동의 길거리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를 도와준 지인도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경찰에서 “많은 채무 등으로 힘들어서 아내와 두 아들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바다로 돌진했으며 홀로 빠져나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에게 살인 혐의가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A씨가 형제에게 교외 체험학습을 알아보도록 했고 수면제도 준비한 만큼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건설 현장 노동자인 A씨는 가족과 함께 광주 북구 한 원룸에 거주 중이었지만 기초생활수급자 등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도 교육 당국의 저소득층 지원 대상이 아니었다.

경찰은 숨진 가족 3명의 시신에 대해 부검을 진행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더 진행한 뒤 A씨에게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등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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