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라이더 /사진=한국경제신문)
배달 플랫폼 중개수수료는 늘 뜨거운 감자다. 배달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 부과와 소상공인 부담 증가 등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 1·2위 사업자인 배민과 쿠팡이츠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플랫폼 영향력은 더욱 커진 만큼 입점업체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현재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하는 민간배달앱 3사의 경우 자영업자들이 내는 수수료는 주문 건당 10%가 넘는다. ‘땡겨요’ 같은 상생 배달앱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시장점유율과 현장 체감도는 낮은 상황이다.
대체할 플랫폼이 마땅치 않은 현실 속에서 소상공인과 프랜차이즈들은 각자의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가맹본사까지 나서서 ‘탈(脫)배달앱’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게마다 주문을 따로 받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배달앱이 등장했지만 최근 오히려 그 시절로 되돌아가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찌감치 자사앱을 도입한 대형 프랜차이즈에 이어 중소 프랜차이즈까지 자체 플랫폼 마련에 나서고 있다. 배달 주문이 압도적인 대형 치킨 브랜드 BBQ, bhc, 교촌은 일찍부터 자사앱을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BHC가 지난 2월 새롭게 선보인 ‘뉴 bhc 앱’은 오픈 두 달 만에 가입자 수 50만 명을 돌파했다. BBQ 역시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 수가 400만 명까지 늘어났으며 교촌치킨 역시 누적 회원 수가 620만 명을 넘어섰다.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효과를 보자 맘스터치, 두찜, 프랭크버거 등 중소 프랜차이즈들도 자체 앱 활용에 나섰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중순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자사앱을 리뉴얼 론칭했고 두찜 역시 최근 자체 앱을 출시하고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한 혜택을 마련했다. 프랭크버거는 지난해 중순 앱을 출시하고 반값 론칭앱 이벤트를 열었으며 올해 초에는 자사앱 회원 10만 돌파 기념 이벤트도 진행했다.
물론 가맹본부의 입장에서는 자사앱의 유지보수와 마케팅에 드는 비용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배달앱에만 의존하는 것은 더 큰 리스크”라는 분위기다. 초기 개발, 운영, 광고, 이벤트 등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배달앱 수수료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판단이다. 주문 데이터와 고객 정보까지 브랜드가 직접 관리할 수 있게 돼 마케팅 측면에서도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 점주들이 자사앱 이용을 유도하기도 한다. 서울 강서지역 ‘처갓집양념치킨’에서는 주문 전화를 걸면 “저희 앱에서 주문하시면 돼요”라는 말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소개했다.
자사앱의 한계 역시 분명하다. 점주의 경우 배민 광고 효과를, 소비자의 경우 배민 배달 실시간 조회 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사앱과 배민을 모두 이용하는 서울 은평구 한 가맹점주는 ‘배민의 광고 효과가 생각보다 크다’며 ‘자사앱 주문은 본사 이벤트 시기에만 몰리고 대부분 단발성’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역시 배달 현황을 조회할 수 없는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 복합적인 배달 플랫폼의 역할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혜택의 체감이 적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사앱을 이용하더라도 배달비가 3000~5000원 수준으로 배달앱과 큰 차이가 없고 쿠팡이츠의 경우 와우회원이라면 무료 배달을 해주기 때문에 오히려 비싸게 느껴지기도 한다는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