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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담 : <21> 수면 장애

편집자주

인생 황금기라는 40~50대 중년기지만, 크고 작은 고민도 적지 않은 시기다. 중년들의 고민을 직접 듣고, 전문가들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불안과 각성 식품, 불면 키우고
밤 활동도 음기 줄여 숙면 방해
상추와 대추, 걷기와 명상 추천




Q :
중견기업 부장인 50대 초반 남성이다.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6개월 전 세무 조사받던 날 하필이면 내 물품을 압수당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행여나 내 책임으로 회사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지 않을까 걱정한 탓이었다. 불면증이 만성화된 이후 소화불량, 무력감, 불안감 등이 겹치면서 건강은 엉망이 됐다.


A :
‘뇌 불안’의 본질은 위험을 회피하려는 데 있다. 중년에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을 때 의사가 고개를 갸우뚱하면, 암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친구에게 전화했는데 연결이 되지 않거나 메시지에 답변이 오지 않으면, ‘무슨 불만이 있나’라고 걱정한다. 불안이 생각으로, 생각이 망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 결과 발생하는 가장 흔한 질환이 바로 불면증이다. 보통 잠들기 힘든 증상(입면 장애)만 이야기하지만, 잠들었다 금세 깨는 ‘수면 유지 장애’, 아침 일찍 눈이 떠지는 ‘조기 각성’ 모두 불면증이다.

사실 수면은 기적에 가깝다. 눈뜬 채 한 시간만 가만히 있어도 몸이 뒤틀릴 텐데, 일곱 시간 넘게 가만히 누워서도 신진대사가 유지되니 말이다. 여기에서 불면증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일정하게 호흡하고 심장이 뛰고 혈액이 흐르는 힘을 ‘원기’라고 한다. 이 원기가 부족하면 수면 유지도 힘들어지고 아침 일찍 눈이 떠진다. 너무 피곤할 때 잠이 오지 않거나 원기가 떨어진 노인에게 이런 증상이 많은 이유다. 50대 불면증의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지만, 커피 담배 에너지 음료 등이 원인인 경우도 많다. 수면시간이 불규칙한 야간 업무, 교대 근무 및 당직 근무자도 불면증이 많다.

한의학에서는 ‘잠은 음기가 성할 때 잘 온다. 음기가 줄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동의보감'도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은 음기가 줄어들어 양기가 성한 것이다”라고 적었다. 인간의 신체는 수백만 년 동안 밤에는 잠을 자도록 빚어졌고, 지금도 유효하다. 그러나 현대 문명은 야간 활동을 권한다. 이 과정에서 신체 균형, 바로 양기와 음기의 균형이 깨지면서 불면증이 생긴다.

더구나 현대인은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스트레스는 몸을 흥분시키고, 혈압을 오르게 하거나, 위장 장애를 유발하는 등 ‘열 받는’ 상황을 만든다. 커피, 콜라 등도 자율신경 중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양기를 북돋운다. 이렇게 양기가 넘치면 음기가 줄면서 결국 불면증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불면증에 좋은 먹을거리



널리 알려진 것은 상추다. '음'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식물인데, 속이 찬 사람이 상추를 먹으면 설사하는 것도 이런 속성을 잘 보여준다. 고사리도 있다. 영조 9년(1733년) 8월 밥맛이 없고 불면증으로 새벽에 자주 깨는 왕을 위해 좌의정 서명균이 권한 음식도 고사리였다.

숙취 해소에 좋다는 칡은 어떤가. 칡은 땅에 깊이 뿌리를 박지만, 줄기는 다른 나무의 꼭대기까지 올라가 햇볕을 독점한다. 이 때문에 칡의 줄기와 잎사귀가 뿜어내는 물의 양은 엄청나다. 한 시간에 두 양동이 정도의 물을 뿌리에서 끌어올려 잎사귀에서 증발시킬 정도다. 이런 칡의 특성은 인체에서도 그대로 발휘된다. 인체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위장에서 차가운 물을 끌어올려 목 뒤와 어깨의 뻣뻣함이나 열감을 식혀준다. 숙취로 인한 갈증 해소해도 도움을 준다. 그래서 열이 올라 잠을 잘 자지 못하는 불면증을 완화하는 데 칡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구하기 쉬운 약재 가운데 백자인(측백나무의 열매)도 수면에 도움을 준다. 측백의 ‘백’은 한자로 ‘柏’이라 쓰는데, '육조잡서'는 “나무는 보통 햇빛을 향하는데 측백만은 서쪽을 향한다. 이에 따라 서쪽을 뜻하는 색인 ‘白’을 나무 목자에 붙여 柏자가 되었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측백나무는 흥분을 진정시키고 열을 내려 ‘꿀잠’을 선사한다.

산조인도 있다. 대추나무의 한 종류인데, 씨앗이 크게 자라는 것은 대추이고 작게 자라는 것이 산조인이다. 신맛이 있는 산조인은 간을 보하는데, 이것이 불면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산조인은 최근 너무 많은 건강 기능 식품 수요로 구하기 어려워져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산조인 대신 대추를 먹어도 된다. 대추는 맛도 좋고 마음을 편하게 하며 산조인만큼은 아니지만 불면증에도 도움을 준다.

불면증을 앓았던 왕에게도 대추를 처방했던 기록이 있다. 순조는 앉아 있기 불편할 정도로 불안하고 초조하여 불면증을 앓았다. 이런 순조에게 처방했던 약이 감초, 밀, 대추 이렇게 세 가지로 구성된 ‘감맥대조탕’이다. 대추는 진액을 보충하고 기를 강화해 다리 쪽으로 내려가게 해준다. 그래서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켜 잠이 잘 오게 한다.

일상에서도 감맥대조탕과 비슷한 차를 손쉽게 끓여 마실 수 있다. 감초 40g, 밀 540mL, 대추 7알을 1첩으로 해서 하루 세 번에 걸쳐서 나눠 만든다. 필자의 한의원에도 대추차가 항상 준비돼 있다. 작은 일에 가슴이 콩닥콩닥 뛰거나, 소화가 안 되고, 잠도 안 오는 사람에게 효과가 좋다.

잠이 잘 오는 습관



천천히 걸으면, 뇌에 집중된 기운이 발로 내려간다. 하루 한 시간씩 반드시 걷는 것이 좋다. 수면 리듬도 중요하다. 잠이 오지 않아도 일정한 시간에 누워 있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법도 중요하다. 들이마시는 숨은 교감신경, 가늘고 길게 내쉬는 숨은 부교감신경이 작용한다. 천천히 내쉬면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잠이 잘 온다. 천천히 내쉬는 연습을 자주 하면 흥분이 가라앉는다. 족욕이나 가벼운 샤워도 긴장된 신경을 이완시킨다.

필자의 경우, 누워 명상을 한다. 특히 몸 관찰 명상을 추천한다. 누워서 머리 정수리부터 발끝까지, 또는 발끝에서 머리 정수리까지 천천히 신체 각 부위의 감각을 느끼는 명상법이다. 감각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감각을 알아채는 것이 포인트다. 예를 들어 눈에 마음을 두고 감지하면 미세하게 움직이는 느낌이 든다. 그걸 알아채고 다른 부위로 향한다. 이렇게 하나씩 몸을 관찰하다 보면 목 어깨 손발 순으로 근육이 이완되고 어느새 잠이 든다.

중꺾마+이상곤


이상곤 한의학 박사ㆍ전 대구한의대 교수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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