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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튿날인 지난해 12월4일 계엄군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앞을 점거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2024년 12월3일 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계엄은 실패했고, 그는 탄핵당했습니다. 그리고 비상계엄 6개월 만에 우리는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은 이번 6·3 조기 대선이 열리게 된 직접적인 계기입니다. 민주화 이후 한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이기도 했습니다.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출마한 대선 후보들이 계엄과 탄핵에 어떤 자세를 보이는지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오늘 점선면은 10회에 걸친 대선특집을 마무리하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대선 후보 4인이 계엄 당일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이후 계엄과 탄핵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를 돌아봅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후보는 퇴근 후인 12월3일 오후 10시30분쯤, 인천 계양구 자택에서 쉬던 중 소식을 들었습니다. “딥페이크”라고 웃어넘겼다가 실제 상황임을 알고 나서 민주당 텔레그램방에 “국회로”라고 썼습니다. 국회로 가는 차에서 유튜브 생방송으로 시민들에게 “지금 국회로 와달라”고 했어요.

오후 10시55분쯤 국회에 도착한 이 후보는 담을 넘었습니다. 체포에 대비해 ‘당대표 권한대행’ 순번을 짜고, 국회도서관 옆 숲에 숨어 계엄 해제에 필요한 의결정족수가 다 차기를 기다렸습니다.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자 이 후보는 지하통로를 통해 국회 본청으로 이동했습니다. 12월4일 오전 1시쯤, 국회는 계엄 해제요구안을 의결했습니다.

이후 이 후보는 탄핵소추안 의결, 탄핵 집회 참석 등 탄핵 국면을 주도했습니다. 대선 출마 후엔 ‘내란세력 대 헌정수호세력’ 대결로 규정하며,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한 보수진영 인사들을 끌어들이는 데 집중했어요. 자신을 ‘중도보수’로 규정하고 보수 성격이 짙은 공약을 내는 등 ‘우클릭’ 행보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해서만큼은 철저한 단죄가 필요하다고 말했어요. 12월3일을 ‘국회와 시민의 힘으로 계엄을 제압한 날’이란 뜻에서 국가기념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 후보는 대통령 계엄선포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강화도 약속했습니다.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김문수 후보는 비상계엄 당시 국무위원(고용노동부 장관)이었지만, 정작 계엄 선포 국무회의를 소집할 때는 연락을 받지 못했습니다. 계엄 소식은 뉴스를 통해 접했다고 합니다. 김 후보는 12월4일 새벽 계엄 해제 국무회의에는 참석했습니다.

김 후보는 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을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정도의 어려움에 처했다”거나 “계엄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했죠. 그는 계엄 직후 국회에서 다른 국무위원들이 일어나 대국민 사과를 할 때 홀로 자리에 앉아 사과를 거부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층에서 ‘꼿꼿문수’란 별명을 얻었고, 김 후보 본인도 그 장면이 자신을 대선 후보로 만들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전해져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12일에야 “계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처음으로 사과합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 측과는 끝내 절연하지 못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도 김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고요.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이유로 들었던 부정선거론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과거 전광훈 목사와 함께 부정선거 규탄 집회를 연 전력이 있거든요. 이번 대선에서도 ‘사전투표 폐지’를 공약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다룬 영화를 관람한 것을 두둔하기도 했습니다.



■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이준석 후보는 12월3일 계엄 선포 직후 “혼이 비정상이네요. 매를 벌어요”라고 페이스북에 썼어요. “사태가 장기화될 것 같아서” 집에 가서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택시를 타고 국회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국회 정문을 통제하던 경찰에 가로막혀 계엄 해제요구안 표결엔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경찰에게 “이건 내란죄다” “빨리 열어라”며 항의하는 장면이 영상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 후보가 계엄 당일 국회에 진입하지 못한 것을 두고 왜 담을 넘지 않았는지, 계엄 해제에 소극적이었던 것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당시 영상엔 이 후보가 “담을 넘자”는 누군가의 제안을 거부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후보는 그땐 이미 표결이 끝났을 때였고, 민주당 의원 17명도 표결에 참석하지 않은 점을 들며 반박했어요. 당시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트집잡기’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후 이 후보는 일관되게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했습니다. 국민의힘에는 “계엄의 책임을 지고 후보를 내지 말았어야 할 정당”이라고, 김문수 후보에게는 “내란무리와 동조했다”고 비판했어요. 계엄·탄핵에 대한 견해 차이는 이 후보가 김 후보와 끝까지 단일화하지 못한 주된 이유 중 하나로 꼽혀요. 이 후보는 국민의힘으로부터 계속 단일화 러브콜을 받았지만, “비상계엄에 책임 있는 세력으로의 후보 단일화는 이번 선거에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

권영국 후보는 정의당 대표를 맡은 지 6개월 만에 비상계엄을 맞게 됩니다. 긴급 화상회의를 마친 뒤 바로 국회 앞으로 향했습니다. 별명인 ‘거리의 변호사’답게 확성기를 들고 계엄군과 경찰의 해산을 촉구했습니다. 계엄 해제 후에는 노동당·녹색당과 함께 정당으로서는 처음으로 윤 전 대통령을 내란 혐의로 고소했어요.

원외정당이라는 한계 탓에 권 후보는 중앙정치 무대에서 특별한 활동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대신 ‘키세스 밤샘 집회’를 포함한 탄핵 집회에 꼬박꼬박 참석하고, 3월24일부터는 서울 광화문광장에 천막 당사를 설치했습니다. 이는 차별금지법 제정 등 ‘광장의 요구’를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한 후보가 된 배경으로 꼽혀요. 권 후보는 “광장 시민들의 요구였던 ‘정권교체를 넘어 사회대개혁’을 이루겠다”고 했습니다.

TV토론에서 ‘내란 세력’으로 규정한 국민의힘에 대한 강경한 태도로 주목을 끌었습니다. 김문수 후보를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대리인”이라며 사퇴를 촉구했고, 악수하는 것도 거부했어요. 사회통합의 첫걸음으로는 ‘극우 세력 퇴출’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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