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숍에서 시작… IP 발굴·인수해 제품화
Z세대·셀럽 사랑받는 라부부, 슈퍼 IP로 성장
팝마트, 1년 새 주가 6배… 시총 50조원 넘어
중국에서 거리를 걷다 보면 10대, 20대 학생들의 가방마다 복슬복슬한 털에 토끼 귀, 큰 눈과 뾰족한 이빨을 한 인형이 달린 것을 볼 수 있다. 중국 장난감 브랜드 팝마트(泡泡玛特)의 인기 캐릭터 ‘라부부’다. 라부부는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에게 주목받고 있다. 태국 공주부터 K팝 그룹 블랙핑크, 팝스타 리한나,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등 유명인의 소셜미디어(SNS)에 자주 등장하면서 인기가 더 높아졌다.
세계적인 인기 때문에 라부부 장난감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인형 밀수’ 사례까지 생겨났다. 차이나 데일리에 따르면 최근 후난성 창사 황화 국제공항은 여행객 3명에게서 라부부 인형 등 318개의 장난감을 압수했다. 안후이성 허페이 신차오 국제공항에서도 여행객 1명이 장난감 94개를 들여오려다 적발됐다. 세관은 이들이 해외에서 사 온 장난감을 중국에서 고가에 되팔아 이익을 취하려 한 것으로 봤다.
라부부 장난감 중에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패션 브랜드 반스(Vans)와의 협업 제품으로, 개당 599위안(약 11만5000원)에 출시됐는데, 3만개 한정 판매라는 희귀성 때문에 재판매 가격이 1만4839위안(약 285만원)까지 뛰었다.
영국 런던의 한 쇼핑몰에선 최근 라부부 인형 구매를 두고 몸싸움을 벌이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에 팝마트는 과열을 우려해 영국 판매를 중단, 6월까지 영국 내 모든 매당에서 해당 제품을 철수할 계획이다.
쇼핑몰 매장에서 시작… 30여개국서 ‘오픈 런’하는 캐릭터숍으로
팝마트에 따르면, 팝마트는 창립자 왕닝이 2010년 베이징의 한 쇼핑몰 매장에서 시작했다. 지금은 30개국 이상에 5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엔 세계 각국의 장난감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편집숍 형태였다. 지금도 디즈니, 마블, 워너브라더스, 해리포터, 스폰지밥 등 글로벌 슈퍼 IP의 장난감을 판매하고 있다.
팝마트가 자체 IP 상품으로 주력 사업 방향을 돌린 것은 2016년이다. 홍콩 디자이너 케니 웡이 2006년 창작한 캐릭터 ‘몰리’의 저작권을 인수, 각종 장난감 제품을 출시하면서, 단순한 장난감 가게에서 벗어나 자체 캐릭터를 활용한 사업을 본격화했다. 몰리는 여전히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팝마트 IP 중 하나다.
최근 붐을 일으키고 있는 라부부는 홍콩 디자이너 카싱룽의 캐릭터다. 북유럽 숲에 사는 원숭이 요정 컨셉으로 동화책 그림에서 시작해, 팝마트와 손잡고 각종 인형으로 재탄생했다.
‘랜덤박스’로 구매욕 자극… 실적·주가 고공행진
팝마트의 대표적인 성공 전략으로는 ‘랜덤박스’가 꼽힌다. 캐릭터를 다양한 디자인의 장난감으로 만들어 팬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한 뒤, 디자인을 노출하지 않은 채 포장 판매해 ‘랜덤 뽑기 게임’을 하는 것 같은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다. IP 팬들은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이 나올 때까지 랜덤박스를 구매하거나, 모든 디자인을 수집하기 위해 구매를 반복한다. 이런 전략 덕분에 지금은 전체 매출의 85%가 자체 IP에서 발생한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내에선 중독 우려로 8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랜덤박스를 판매할 수 없다.
라부부 인기에 힘입어 실적과 주가는 고공 행진하고 있다. 중국 증권사 둥팡차이푸에 따르면 팝마트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0%가량 증가했다. 해외 매출은 480% 급증했는데, 특히 미국에서 900%, 유럽에서 600%가량 늘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팝마트의 해외 시장 마진율은 64.9%로 중국의 60.6% 대비 높아 해외 매출은 수익성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잇단 호실적에 주가가 치솟아 팝마트는 홍콩증권거래소 상장기업 가운데 27번째로 시가총액 3000억 홍콩달러(약 52조8360억원) 기업이 됐다. 주가는 1년 새 6배가 됐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라부부는 5월 검색 인기도가 헬로 키티를 넘어서는 등 슈퍼 IP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팝마트의 올해 글로벌 매출은 150% 이상 성장하고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4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은 또 라부부가 속한 ‘더 몬스터즈’ 시리즈 매출이 지난해 30억위안(약 5755억원)에서 2025년 140억위안(약 2조6855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Z세대·셀럽 사랑받는 라부부, 슈퍼 IP로 성장
팝마트, 1년 새 주가 6배… 시총 50조원 넘어
태국에 새로 문을 연 팝마트 앞에 라부부 인형이 전시돼 있다. /팝마트태국 제공
중국에서 거리를 걷다 보면 10대, 20대 학생들의 가방마다 복슬복슬한 털에 토끼 귀, 큰 눈과 뾰족한 이빨을 한 인형이 달린 것을 볼 수 있다. 중국 장난감 브랜드 팝마트(泡泡玛特)의 인기 캐릭터 ‘라부부’다. 라부부는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에게 주목받고 있다. 태국 공주부터 K팝 그룹 블랙핑크, 팝스타 리한나,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등 유명인의 소셜미디어(SNS)에 자주 등장하면서 인기가 더 높아졌다.
세계적인 인기 때문에 라부부 장난감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인형 밀수’ 사례까지 생겨났다. 차이나 데일리에 따르면 최근 후난성 창사 황화 국제공항은 여행객 3명에게서 라부부 인형 등 318개의 장난감을 압수했다. 안후이성 허페이 신차오 국제공항에서도 여행객 1명이 장난감 94개를 들여오려다 적발됐다. 세관은 이들이 해외에서 사 온 장난감을 중국에서 고가에 되팔아 이익을 취하려 한 것으로 봤다.
3만개 한정으로 출시된 '라부부' 반스 컬래버레이션 제품이 중고거래 플랫폼에 1만4839위안에 올라와 있다. /바이두 캡처
라부부 장난감 중에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패션 브랜드 반스(Vans)와의 협업 제품으로, 개당 599위안(약 11만5000원)에 출시됐는데, 3만개 한정 판매라는 희귀성 때문에 재판매 가격이 1만4839위안(약 285만원)까지 뛰었다.
영국 런던의 한 쇼핑몰에선 최근 라부부 인형 구매를 두고 몸싸움을 벌이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에 팝마트는 과열을 우려해 영국 판매를 중단, 6월까지 영국 내 모든 매당에서 해당 제품을 철수할 계획이다.
쇼핑몰 매장에서 시작… 30여개국서 ‘오픈 런’하는 캐릭터숍으로
팝마트에 따르면, 팝마트는 창립자 왕닝이 2010년 베이징의 한 쇼핑몰 매장에서 시작했다. 지금은 30개국 이상에 5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엔 세계 각국의 장난감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편집숍 형태였다. 지금도 디즈니, 마블, 워너브라더스, 해리포터, 스폰지밥 등 글로벌 슈퍼 IP의 장난감을 판매하고 있다.
팝마트의 자체 IP 캐릭터들. 가운데가 팝마트의 첫 자체 IP '몰리'다. /팝마트 홈페이지 캡처
팝마트가 자체 IP 상품으로 주력 사업 방향을 돌린 것은 2016년이다. 홍콩 디자이너 케니 웡이 2006년 창작한 캐릭터 ‘몰리’의 저작권을 인수, 각종 장난감 제품을 출시하면서, 단순한 장난감 가게에서 벗어나 자체 캐릭터를 활용한 사업을 본격화했다. 몰리는 여전히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팝마트 IP 중 하나다.
최근 붐을 일으키고 있는 라부부는 홍콩 디자이너 카싱룽의 캐릭터다. 북유럽 숲에 사는 원숭이 요정 컨셉으로 동화책 그림에서 시작해, 팝마트와 손잡고 각종 인형으로 재탄생했다.
‘랜덤박스’로 구매욕 자극… 실적·주가 고공행진
팝마트의 대표적인 성공 전략으로는 ‘랜덤박스’가 꼽힌다. 캐릭터를 다양한 디자인의 장난감으로 만들어 팬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한 뒤, 디자인을 노출하지 않은 채 포장 판매해 ‘랜덤 뽑기 게임’을 하는 것 같은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다. IP 팬들은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이 나올 때까지 랜덤박스를 구매하거나, 모든 디자인을 수집하기 위해 구매를 반복한다. 이런 전략 덕분에 지금은 전체 매출의 85%가 자체 IP에서 발생한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내에선 중독 우려로 8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랜덤박스를 판매할 수 없다.
중국 SNS 웨이보에 올라와 있는 라부부 수집 인증 사진. /웨이보 캡처
그래픽=손민균
라부부 인기에 힘입어 실적과 주가는 고공 행진하고 있다. 중국 증권사 둥팡차이푸에 따르면 팝마트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0%가량 증가했다. 해외 매출은 480% 급증했는데, 특히 미국에서 900%, 유럽에서 600%가량 늘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팝마트의 해외 시장 마진율은 64.9%로 중국의 60.6% 대비 높아 해외 매출은 수익성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잇단 호실적에 주가가 치솟아 팝마트는 홍콩증권거래소 상장기업 가운데 27번째로 시가총액 3000억 홍콩달러(약 52조8360억원) 기업이 됐다. 주가는 1년 새 6배가 됐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라부부는 5월 검색 인기도가 헬로 키티를 넘어서는 등 슈퍼 IP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팝마트의 올해 글로벌 매출은 150% 이상 성장하고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4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은 또 라부부가 속한 ‘더 몬스터즈’ 시리즈 매출이 지난해 30억위안(약 5755억원)에서 2025년 140억위안(약 2조6855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