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포 1년… 비상계엄 후 돌연 중단
작년 5월 이후 32회 6000여개 날려
실생활 불편, 신종 안보위협으로
작년 5월 이후 32회 6000여개 날려
실생활 불편, 신종 안보위협으로
사진=합참 제공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을 처음 살포한 지 28일로 1년이 됐다. 북한이 32차례 오물풍선을 내려보내는 동안 우리 정부도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 정지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으로 맞서며 남북 관계 단절은 더욱 심화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26일 김강일 국방성 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오물 살포를 예고했으며, 그 뒤 이틀 만에 오물풍선 260여개를 처음 남한으로 날렸다. 풍선 안에는 천조각, 기생충이 포함된 비료 등 말 그대로 오물이 담겼다. 북한의 대남 풍선 살포가 이어지자 우리 정부는 같은 해 6월부터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북한의 풍선 살포는 지난해 11월 29일까지 모두 32차례나 이어졌다. 우리 정부를 비방하는 대남전단까지 날려 보내기도 했다.
북한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오물풍선 살포를 중단한 상태다. 통일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이후 현재까지 살포 동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조기 대선 등 격변기를 거치는 남측 정치 상황을 일단 지켜보는 것으로 추정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오물풍선 살포는 적대적인 남북 관계를 상징한다”며 “동시에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새로운 형태의 안보 위협이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 2023년 4월의 남북 통신선 차단과 그해 1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 규정 등 악화일로이던 남북 관계는 오물풍선 사태 이후 완전히 단절됐다. 북한은 지난해 경의선·동해선 연결도로·철도 폭파, 접경지역 장벽 설치 등을 감행했다.
오물풍선 살포는 공장 화재, 비행기 이착륙 지연 등을 유발하며 국민 안전과 재산을 위협하는 ‘소프트 테러’ 양상을 띠었다. 실제 육군 제36보병사단은 지난 12일 강원도 정선에서 북한발 오물풍선의 폭발과 화재 상황을 가정한 민·관·군·경·소방 통합 실제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남북 확성기 소음에 따른 접경지역 피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접경지역 주민은 물론 근무하는 군 장병까지 소음으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오물풍선 살포가 대북 전단의 맞대응 성격이 있는 만큼 정부가 이를 막아야 한다는 쪽과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쪽이 맞서며 ‘남남갈등’도 불거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움직임에 대해 다각도로 확인하고 있다”며 “관련 단체들과 대면 또는 유선 접촉 등으로 계속 소통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