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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주한영국대사관서 찰스 국왕 생일 파티 열려
비 잦은 영국 날씨 고려, 여름에 생일 파티
조지 2세 시절부터 이어져 온 전통

지난 22일, 서울 정동 주한영국대사관 철문 앞에는 정장과 드레스를 차려입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찰스 3세 국왕의 생일잔치에 초대된 VIP들이었다. 주한영국대사관은 매년 5월 말, 국왕의 생일을 기념하는 파티를 연다.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열린 영국 국왕 찰스 3세 생일 리셉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김송이 기자

사실 찰스 3세의 실제 생일은 1948년 11월 14일이다. 그러나 생일과 약 6개월 떨어진 시점에 공식 생일 행사가 열린다. 2022년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역시 4월 21일에 태어났지만, 공식 생일 행사는 매년 6월 둘째 주 토요일에 열렸다. 다른 왕족이나 영연방 군주들도 대부분 이처럼 생일 축하 행사를 두 번 진행한다.

영국 국왕들이 두 개의 생일을 갖게 된 계기는 영국의 날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17세기에 태어난 국왕 조지 2세(1683~1760)의 생일은 11월 10일이었다. 그러나 영국의 11월은 기온이 낮고 비가 자주 내려, 야외에서 대규모 생일 행사를 열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지난해 6월1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왕 생일 행사 '트루핑 더 컬러(Trooping the Colour)'에 참석한 영국 웨일스 조지 왕자(왼쪽부터), 영국 윌리엄 왕자, 영국 루이 왕자, 영국 캐서린 왕세손, 영국 샬롯 공주, 영국 찰스 3세, 영국 카밀라 여왕. / AFP=연합뉴스

결국 조지 2세는 날씨가 좋은 여름에 군대 열병식을 곁들여 공식 생일 축하 행사를 열었다. 이때부터 영국 국왕은 실제 생일과 별도로 공식 생일을 따로 두게 됐다. 찰스 3세 국왕 역시 매년 6월 둘째 주에 영국에서 ‘트루핑 더 컬러(Trooping the Colour)’라는 공식 생일 행사를 진행하지만, 한국에서는 장마철을 피해 6월 이전에 생일 행사가 열린다.

평소에는 굳게 닫혀 있던 주한영국대사관도 이날만큼은 정원, 수영장, 테니스장 등을 모두 초대받은 손님들에게 개방했다. 행사에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등이 한국 대표로 참석해 콜린 크룩스 대사 부부와 함께 연단에 섰다. 이날 주한영국대사관을 찾은 VIP 손님은 약 500명에 달했다.

과거 한국과 북한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콜린 대사는 리셉션에서 인사말을 영어와 한국어로 차례로 전했다. 그는 “올해는 영국과 한국 간의 긴밀하고 유익한 우정을 기념하기 위해, 영국의 문화, 가치, 음악, 음료, 음식 등 최고의 영국을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열린 영국 국왕 찰스 3세 생일파티에 참석한 VIP들의 모습 / 김송이 기자

라이브 공연을 진행한 영국 군악대의 모습 / 김송이 기자

실제로 이날 행사에는 영국 특유의 음식들이 다양하게 준비됐다. 시중에 판매되지 않는 영국산 에일 맥주를 비롯해, 영국 전통 음식인 피시앤칩스와 스카치에그, 빅토리아 여왕이 티타임에 즐겨 먹은 것으로 유명한 빅토리아 케이크 등이 뷔페 형식으로 제공됐다. 한 손님은 음식을 담으며 일행에게 “스카치에그는 스코틀랜드에서 유래한 건가요?”라고 묻기도 했다.

행사 내내 영국 군악대가 라이브 공연을 펼쳤고, 가수 소향 등이 애국가와 영국 국가 ‘갓 세이브 더 킹(God Save the King, 하느님, 국왕 폐하를 지켜 주소서)’을 불렀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큰 팬덤을 보유한 그룹 에이티즈의 홍중과 싸이커스의 민재도 참석해 찰스 국왕의 생일을 축하했다.

이날 행사는 국왕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이자, 한영 양국의 협력을 다짐하는 의미도 담고 있었다. 콜린 대사는 “‘다우닝가 합의’를 기반으로 무역, 투자, 국방, 안보, 기후, 과학기술,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은 관계를 강화해 왔다”며 “우리는 차기 한국 정부와도 협력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을 이미 마련해 두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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