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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토 다쿠 일본 농림수산상이 지난 19일 일본 도쿄에 있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관저에서 시게루 총리와의 면담 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에서 쌀값 폭등 현상이 1년 가까이 이어진 상황에서 “쌀이 집에 넘쳐서 사본 적이 없다”고 공개 발언해 빈축을 산 에토 다쿠 일본 농림수산상(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격)이 경질됐다.

에토 농림상은 21일 오전 도쿄 총리 관저에서 나오며 취재진에게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게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에토 농림상은 “쌀값이 올라 국민이 매우 고생하는데 소관 장관으로서 지극히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쌀값을 낮추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데 신뢰를 훼손했다면 물러나는 게 국민에게 좋은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총리는 에토 농림상 사임 발표 직후 “모두 임명권자인 저의 책임”이라며 그의 발언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그러면서 에토 농림상이 “이 상황이 계속되면 농정 수행에 지장이 생길 것”이라고 판단해 그의 사임 의사를 승낙했다고 설명했다. 에토 농림상은 사표 제출 당시 이시바 총리로부터 “당신의 결단을 양해한다”는 답을 들었다고 언급했다.

에토 농림상은 스스로 물러나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이시바 총리의 압박에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분석된다. 5개 야당은 전날 에토 농림상을 교체하지 않으면 이시바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이달 들어 20%대로 최저를 기록했는데 쌀값 폭등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이시바 총리는 에토 농림상의 후임으로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을 낙점했다고 NHK방송은 전했다.

에토 농림상은 지난 19일 정치자금 모금행사에서 비축미와 관련해 얘기하다 “나는 쌀은 산 적이 없다. 지원자분들이 쌀을 많이 주신다. 집에 팔 정도로 있다”고 발언해 파문이 일었다. ‘지원자’가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그의 후원자나 지지자를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에토 농림상을 향해 “쌀값이 급등해 고통받는 국민에 대한 배려가 없는 발언” “국민 정서를 거스르는 무신경한 발언” 등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일본에선 지난해 여름부터 쌀 부족에 따른 쌀값 폭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11일 쌀 소매가는 5㎏ 평균 4268엔(약 4만977원)으로 1년 전의 2배 수준으로 올랐다. 주식인 쌀이 비싸지자 일본 시민들은 식비를 절약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 일부 식당은 공깃밥 가격이나 음식 가격을 인상했다.

에토 농림상은 지난달에도 “쌀 수확량은 늘었는데 헛소문 때문에 불안해하는 것”이라고 말해 비판받았다. 쌀 생산·유통 정책을 책임지는 농림상이 반성하기는커녕 쌀값이 고공행진 하는 현실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로써 그는 지난해 11월 취임 6개월 만에 실각하게 됐다. 아버지 에토 다카미 전 중의원(하원의원)으로부터 미야자키 지역구를 물려받아 2003년 중의원으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한 그는 2019년 아베 신조 전 내각에서도 농림상을 지낸 경력이 있다.

농림성은 지난해 가을 쌀 수확량이 늘었음에도 올해 유통량이 늘어나지 않은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이례적으로 풀린 정부 비축미 21만t 중 대다수가 소매 시장에 나오지 않은 이유도 알려지지 않았다. 농림성은 지난달 27일 기준 비축미 중 약 10.5%만 소매점과 식당에 나온 것으로 집계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7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총 30만t가량의 비축미를 추가 방출할 계획이다.

일본 ‘레이와 쌀 소동’ 초유의 사태일본에서 쌀이 똑 떨어졌다. 생산량은 늘었으나 시장에 나온 쌀이 줄어드는 미스터리한 일이 벌어졌다. 쌀값은 1년 만에 70% 넘게 치솟았다. 쌀 수출 대국에서 일어난 이례적 품귀 현상에 대해 일본인들은 허리띠를 졸라맸다. ‘레이와(나루히토 현 일왕의 연호)의 쌀 소동’이라고 이름 붙여진 초유의 사태에 일본 정부는 뒤늦게 비축미를 풀기로 했다. 재난·재...https://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7&art_id=202503170600051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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