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씨, 경찰에서 “편의점주·집주인, 평소 나를 무시해”
2명을 살해하고, 2명을 다치게 한 차아무개씨가 지난 19일 경기도 시흥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이정하 기자
경기도 시흥에서 2명을 살해하고 2명을 다치게 한 차아무개(58)씨가 살해한 2명에 대해 “채무를 변제하지 않아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20일 시흥경찰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9일 저녁 7시24분께 체포된 차씨는 경찰조사에서 “살해한 ㄱ씨 형제에게 3천만원을 빌려줬는데 갚지 않아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중국 국적의 차씨는 중국 교포인 50대 ㄱ씨 형제와 친하게 지내며 2013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3천원을 빌려줬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씨는 전날 시흥서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왜 살해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경제적 거래가 있었다. 저한테 돈을 꿨는데 12년간 갚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ㄱ씨 형제가 이를 변제하지 않자 지난 17일 오후 4시께 “술을 한잔하자”며 ㄱ씨를 자신의 주거지로 불러 미리 준비한 둔기로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또 같은날 오후 5시께 ㄱ씨의 동생 ㄴ씨의 거주지로 찾아가 둔기로 살해했다. 차씨 주거지에서 ㄴ씨 주거지까지는 약 200여m 떨어져 있다.
2012년 한국 체류비자(F4)로 입국한 차씨는 시흥 정왕동에서 생활하며 ㄱ씨 형제와 가깝게 지낸 것으로 조사됐다. 특별한 직업 없이 종종 일용직으로 근무하며 생계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차씨는 지난 19일 흉기피습과 관련해서는 계획 범행이 아닌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차씨는 19일 오전 9시34분께 거주지 맞은편 편의점 점주 60대 여성 ㄷ씨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했다. 같은날 오후 1시21분께 편의점에서 1.3㎞ 떨어진 한 체육공원에서 자기 집 건물주인 70대 남성 ㄹ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차씨는 "이들이 나를 무시하거나 험담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러나 차씨가 평소 악감정을 가진 상태에서 ㄹ씨를 찾아갔을 가능성 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차씨가 ㄹ씨 위치를 파악한 경위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ㄷ씨와 ㄹ씨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차씨에 대해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