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은 LS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각사
한진그룹과 LS그룹이 '반(反)호반 전선'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 호반그룹을 상대하기 위한 한진그룹과 LS그룹의 연합이 더 견고해지는 모습이다.
16일 LS는 채무상환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대한항공에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교환사채는 LS가 보유 중인 자사주 38만7365주(1.2%)가 교환대상이다.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2.0%다.
LS는 조달 자금을 2022년 KDB산업은행에서 차입한 1005억원(9월 만기)을 상환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진그룹과 LS그룹은 지난 4월 25일 동반 성장·주주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사업 협력과 협업을 강화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두 그룹은 항공우주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각자의 핵심역량과 자원을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상호 성장을 도모하기로 했다.
재계에서는 두 그룹이 호반그룹과 갈등 관계라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이번 협약을 두고 두 그룹이 호반그룹을 견제하기 위해 손을 잡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호반그룹 본사. 사진=호반그룹
최근 호반그룹은 LS와 한진칼 지분을 잇따라 사들이고 있다. 호반그룹은 최근 호반건설을 통해 한진칼 주식 보유비율을 기존 17.44%에서 18.46%로 1.02%포인트 늘렸다.
기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측 지분율은 20.13%로 최근에는 호반그룹과 지분 격차가 1.7%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호반그룹은 지분 보유 목적에 대해 '단순 투자'라고 밝혔지만, 호반건설이 한진칼 경영에 관여하거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 가능성이 제기됐다.
호반그룹은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KCGI로부터 지분을 사들인 이후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다.
한진칼은 호반그룹의 지분 공세에 맞서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한진칼은 자사주 44만44주(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한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사내복지기금에 증여함으로써 의결권을 살리기 위해서다. 이로써 호반그룹과의 지분 격차를 2.2%포인트로 다시 벌리게 됐다.
호반그룹은 지난 3월 말 기준 LS그룹의 지주회사인 (주)LS의 지분도 3%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