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살인사건 피의자 백모씨. 연합뉴스
검찰이 아파트 단지에서 일본도에 살해된 피해자를 ‘중국 스파이’라고 비하하고, 가해 사실을 옹호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일본도 살인사건’ 가해자 부친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김민정 판사는 16일 오전 10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백모(69)씨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검찰은 “살인을 저지른 아들에 대한 비난 여론에 허위 댓글을 작성하면서 아들 백씨의 살인을 정당화하며 2차 가해를 저질렀다”며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백씨는 지난해 8월 27일부터 9월 11일까지 인터넷에 “일본도 살인사건 피해자는 중국 스파이”, “가해자는 중국 스파이를 막기 위해 살신성인했다”는 등의 글을 23회에 걸쳐 작성했다.
백씨 변호인은 이날 “모든 공소사실을 부인한다”면서 “아들의 범행을 정당화할 의도가 없었다. 아들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안타까워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법정에 선 백씨는 최후 변론을 통해 “아버지로서 언론의 난타, 무자비한 보도 내용에 국민에게 알 권리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 것”이라며 “댓글을 사건의 진위를 가리고 피해자와 대화를 나누기 위한 소통의 창으로 활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발언 기회를 얻은 피해자 부친은 백씨의 발언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재판부를 향해 “아무런 잘못도 없는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고, 심신미약으로 떠들어대는데 이게 정당한 것이냐”면서 “백번 사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모욕을 주고 있다. 최고형으로 다스려 원한을 풀어달라”고 말했다.
백씨(38)는 지난해 7월 29일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 정문에서 이웃 주민 A씨에게 여러 차례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2월 1심에서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