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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달러 예산 절감 목표로 세웠지만
현재까지 지출 300억달러도 못 줄여
부작용 우려... 머스크 영향력 계속될 듯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왼쪽)가 14일 카타르 루살리궁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에미르(국왕) 국빈만찬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카타르=로이터 연합뉴스


'전기차 황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부 행정 업무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서 연방 정부 전체를 '칼질'할 수 있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올랐지만, 당초 예산 절감 목표의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DOGE 설립이 발표되고 머스크가 "연방 예산 2조 달러 삭감"을 약속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기대했던 성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현재까지 1,700억 달러 예산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고 홍보하고 있다. △연방 정부 재산 매각 △직원 해고 △배정 예산 삭감 등을 통해 상당한 지출을 줄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온전히 증명되는 부분은 많지 않다. 예를 들어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예산 절감액 관련해 DOGE는 상세 내용을 "법적 이유로 제공 불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세부 항목에서 숫자가 과장된 부분도 있었고, 비용을 확정할 수 없는 계약에 대해서는 '가상의 법적 한도액'을 임의로 끼워 넣어 절감액을 부풀리기도 했다. FT는 "DOGE가 입증할 수 있는 부분은 당초 목표인 1,700억 달러의 5분의 1 수준인 1만248건(318억 달러)에 불과하며 이 수치조차 불투명하고 과장돼 있어 실제로 입증된 건 이 중에서도 65%뿐"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줄이기로 결정된 계약을 DOGE의 '공적'으로 끌고 온 사례도 발견됐다. 대표적인 게 국방부의 정보기술(IT) 계약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계약에서 14억 달러를 절감했다고 자랑해왔다. 그러나 실제로 계약 기간을 단축하기로 결정한 건 지난해 9월 바이든 행정부 당시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3월 워싱턴 백악관에서 'DOGE'라 적힌 티셔츠를 입고 기자들을 향해 자세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운영상의 불투명성도 문제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신설된 DOGE는 직원 규모나 관련 기관 수 등 기본적인 정보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복지 수당이 "사기로 가득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실질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았고, "미국이 가자지구에 콘돔을 보내는 데 돈을 쓰고 있다"는 식의 불명확한 주장을 내놔 논란만 부추겼다. 그사이 수만 명의 연방 직원들이 해고됐고, 이 중 일부는 국가안보와 직결된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드러나며 미국인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앞으로도 의미 있는 수준의 예산 삭감은 어려울 전망이다. 싱크탱크 케이토연구소(CATO) 관계자는 "채권 시장을 안심시키고 예산을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이끌려면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사회보장 지출을 줄여야 하는데, DOGE는 이 부분을 건드릴 의도가 전혀 없다"면서 "우파 세력은 그저 DOGE가 '모든 것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DOGE가 되레 미국 재정 건정성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영리단체인 공공서비스 파트너십 분석에 따르면 DOGE의 연방 직원 해고 및 재고용 과정에서 올해 미국은 1,350억 달러에 달하는 생산성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국 국세청 직원 해고로 절약되는 급여 비용보다 세금 탈루자 단속 역량 악화로 덜 걷히는 세금 규모가 10배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머스크는 일단 DOGE가 담당하던 업무 일선에서 물러나는 수순을 밟고 있다. 그는 지난달 "DOGE에서 내가 할 일은 대부분 끝났다"고 말했다. DOGE의 법적인 성격이 애매해 머스크가 백악관에 오래 머무르기 힘들뿐더러, 머스크의 '본업'인 테슬라가 '머스크 역풍'을 맞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최근 머스크는 자신이 없는 DOGE가 어떻게 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불교에 부처가 필요한가?"라고 답했다. 자신이 없어도 예산 삭감 정책은 이어질 것이란 뜻으로 해석됐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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