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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수천 명이 모인 텔레그램 대화방에 누군가의 얼굴과 전화번호, 살고있는 곳까지 공개돼 있고,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과 비난이 달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개인정보를 마구 올려 이른바 '박제'를 하고, 지우려면 돈을 내라고 협박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는데요.

피해자 중 상당수가 미성년자입니다.

도윤선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텔레그램 대화방에 20대 여성의 얼굴과 주민등록증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사진 보정이 심하고, 성관계가 문란하다고 주장하면서 이름과 생년월일은 물론 연락처와 졸업한 학교, 등본 주소지까지 공개합니다.

'수용소'라는 이름을 걸고, 범죄 가해자 등 '문제가 있다'는 제보를 받은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공개해 이른바 '박제'하는 방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낙태를 했다거나, 성소수자라는 등의 이유로도 얼굴과 신상이 공개됩니다.

한 중학생은 이 '수용소' 방에 얼굴과 전화번호가 공개되면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한테 수십차례 전화를 받았습니다.

성희롱 내용도 담겼습니다.

[발신자 정보 없음]
"텔레그램에 올라온 XX야. 나랑 놀자. XX중학교 XX야. 나랑 한 번 자자."

텔레그램 방 운영자는 실제로 성희롱이나 욕설 전화를 하면 추첨해서 돈을 주겠다며 부추기고 있습니다.

[피해자 가족 (음성변조)]
"그냥 길을 걷다가 그 전화를 받고 주저앉을 정도로 너무너무 무섭고.. 길을 가다가 그냥 모르는 사람한테 묻지마 범죄를 당하는 것처럼.."

이 '수용소' 방 접속자만 최대 1만 4천 명에 이르는데, 접속이 제한되면 방을 옮겨가며 최소 3년 전부터 운영돼 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방을 새로 만든 지난 2월부터 하루에 많게는 30건씩 신상이 공개됐는데, 전화번호까지 노출된 170명 중 약 40%는 미성년자였습니다.

잘못된 내용이 올라왔다며 글을 지워달라고 하면 돈을 요구합니다.

추적이 어려운 코인으로 150만 원을 결제하라는 겁니다.

[피해자 남자 (음성변조)]
"그냥 모르는 사람이 무단으로 올린 건데 말도 안 되는 거 같아요. 돈 내고 (삭제)하기는 좀 힘들고 금액도 크다 보니까"

운영자들은 한 달에 1~2억까지 벌 수 있다며 투자 사기나 보이스피싱 가담자를 찾거나 성매매를 알선하는 정황도 확인됩니다.

경기 용인서부경찰서 등은 피해자 신고를 접수하고 텔레그램 '수용소' 방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운영자들은 강력 범죄가 아닌 명예훼손으로는 텔레그램 협조를 받을 수 없다며 수사나 처벌이 불가하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박은선/변호사]
"이거는 명예훼손이나 모욕의 정도가 너무 심하고.. 코인으로 받는 이유는 추적을 피하려고 하는 거잖아요. 자기네도 당연히 알고서 하는, 고의도 명백하고 공갈 범죄죠."

명예훼손과 협박, 공갈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대화방 운영자는 인터뷰를 원하면 코인으로 150만 원을 결제하라는 답을 보내왔습니다.

MBC뉴스 도윤선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남현택 / 영상편집: 권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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