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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1강 구도’를 깨기 위한 범보수 진영의 단일화 여부가 이번 대선의 마지막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간 단일화 논의는 아직 본격화되고 있지 않지만, 이미 물밑에선 치열한 수 싸움이 전개 중이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3일 울산 중구 뉴코아아울렛 울산 성남점 앞에마련된 유세장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두손을 올리고 있다. 임현동 기자
단일화에 목이 마른 쪽은 국민의힘이다. 당초 한덕수 전 총리를 후보로 교체하려던 시도는 자중지란 끝에 실패로 돌아갔고, 이 과정에서 친윤계의 분화와 당 지도부의 리더십 붕괴라는 후폭풍이 이어졌다. 결국 김 후보가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등록됐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등 김 후보의 강성 우파 이미지가 확장성에 한계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에선 김 후보의 이 같은 한계를 메울 수 있는 방안으로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를 필수 요소로 본다. 윤 전 대통령 및 친윤계에 의해 당에서 축출돼 12ㆍ3 비상계엄 이후 이어진 민주당의 ‘내란 공세’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이 후보의 자산이다. 1951년생인 김 후보보다 서른네 살 어린 1985년생이라는 점도 보수의 세대교체 및 이미지 쇄신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윤 전 대통령과 사사건건 부딪쳐 온 한동훈 전 대표의 등장으로 강성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이 후보에 대한 반감이 비교적 옅어진 점도 국민의힘 단일화 시도에 긍정적 요인이라는 관측이다. ‘김문수-한덕수’ 자중지란이 심화하던 이달 초엔 ‘쌍권(권영세ㆍ권성동)’ 지도부에 반대하는 일부 친윤 의원들이 이 후보 지지를 염두에 두고 개혁신당 입당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립 성향의 중진 의원은 13일 통화에서 “한 전 대표가 경선 패배 후 당 중앙선대위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당원 모집을 통한 차기 당권 레이스에 집중하며 당내 실망감이 더 커졌다”며 “대선 승패를 떠나 보수를 쇄신할 차기 주자로 이준석을 언급하는 의원들이 당에서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13일 대구 북구 경북대를 찾아 학생들과 점심 식사를 위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뉴스1
반면에 이 후보는 한결 여유 있는 입장이다. 전략은 명확하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자신이 출마해 승리한 ‘동탄 모델’의 전국화다. 이 후보는 당시 경기 화성을에서 민주당 공영운,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와의 3자 대결에서 초반 열세를 뒤집고 젊은 층과 중도층이 많은 지역 특성을 활용해 역전승을 거뒀다.

이 후보 측은 이번 대선에서도 김 후보의 지지율을 20% 이하로 묶어 ‘4대4대2’ 구도를 만든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이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후보로는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어렵다고 많은 분이 판단할 것”이라며 “‘언더독(약자)’에 대한 기대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바라는 국민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변수는 두 가지다. 우선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이 후보 지지율이 선거비용 전액이 보전되는 기준선인 15%를 넘길 경우 이 후보는 완주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 자신의 가능성을 입증해 대선 승리를 못 하더라도 추후 보수 재편 과정의 주도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 보전 기준인 10% 이상만 안정적으로 나와도 협상 주도권을 이 후보가 쥘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반면 이 후보 지지율이 5% 이하로 지지부진할 경우 되레 단일화 시너지 반감을 이유로 국민의힘이 협상을 주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부 변수로는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꼽힌다. 최근 복수의 3자 구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40% 중ㆍ후반, 김문수 후보는 30% 전후, 이준석 후보는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40% 초반대 박스권에 갇힐 경우 보수 진영의 단일화 압력이 거세지겠지만, 반대로 50%를 넘는 지지율을 보인다면 보수 진영이 대선 패배를 전제로 한 재편 전략에 초점을 맞추며 단일화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21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대구광역시 동성로 거리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집중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 측의 수싸움은 시작됐다. “단일화는 쇼”라고 공개 언급한 이 후보는 김 후보의 확장성 한계를 부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대 방문 뒤 취재진과 만나 “김 후보는 저와의 단일화를 언급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결이 맞는 전광훈 목사나 자유통일당과의 빅텐트를 언급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그 텐트가 얼마나 큰지, 찢어진 텐트인지 모르겠지만”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은 투표용지 인쇄 전에 진행되는 오는 18일과 23일 대선후보 TV 토론회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김 후보 측은 이날 빅텐트 추진단을 꾸리며 적극적인 단일화 의지를 드러냈다. 단장엔 비윤계 3선 신성범 의원을 낙점했다. 12ㆍ3 계엄 당일 국회 본회의장으로 가 계엄 해제에 투표했던 신 의원은 이준석 후보와 같은 상임위(과학기술정보통신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전날 김 후보의 계엄 사과, 이날 김용태 비대위원장 내정자의 윤 전 대통령 탈당 등 발언도 단일화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후보는 이날 부산 선대위 출정식에서 ‘반명 빅텐트’ 관련 질문에 “자유통일당보다는, 한덕수 전 총리와 이준석 후보, 이낙연 전 총리 등과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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