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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 행보 '대역전극' 이미지 차용
민주당 연성 지지층 공략 의도도
진영·정책 공통점 적어 효과 의문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1일 부산 명지시장을 찾아 취재진 앞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준석 캠프 제공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일 소환하며 '노무현 정신 계승자'를 자처하고 있다. 3당 합당을 거부해 험로를 걷다 2002년 대선에서 극적으로 당선된 노 전 대통령과 '범보수 빅텐트'를 거절한 본인을 동일시하며 대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노무현 대통령과 정책적인 면은 좀 다를 수 있지만 정치적 자세에 있어서는 닮으려고 노력해 왔다"면서 "지역구 같은 경우 항상 어렵더라도 의미가 있는 도전을 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도 노 전 대통령과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그들의 용기를 오늘 다시 계승하는 이준석의 도전이 시작된다"고 했다.

이 후보는 특히 노 전 대통령이 1990년 3당 합당에 반발해 민주당을 창당한 것처럼 본인도 국민의힘을 나와 개혁신당을 만든 뒤 보수 빅텐트에 참여하지 않는 모습이 닮았다고 강조한다. 눈앞의 이익을 포기하고 소신 행보를 펼친 것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996년 총선에서 연거푸 낙선했음에도 2002년 대선에서 대역전극을 이뤄냈는데, 이런 이미지를 차용하려는 노림수로 보인다.

'노무현 정신 계승자'임을 강조해 민주당의 연성 지지층을 공략하려는 의도도 있다. 보수 지지층 만으론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동탄 모델'도 민주당 표를 가져와 승리한 것"이라며 "이재명의 상대는 민주당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이준석이라는 걸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가 최근 민주당과 사법부의 갈등을 두고 "노무현 정신은 '계급장 떼고 붙자'인데 그게 아니라 '다수 의석으로 찍어 누르겠다'로 보인다" "계속 법 위에 서겠다면 노무현의 이름 석 자 어느 하나도 입 밖에 꺼내지 말라"고 비판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이 국민 참여·검찰 개혁 등 진보 의제를 앞세웠던 반면 이 후보는 효율을 강조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이런 전략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이 후보가 보수 내부적으론 개혁에 앞장선다는 이미지가 분명하다"면서도 "마이너리티로서 기득권에 도전한 노 전 대통령과 이공계 출신 엘리트 이 후보의 공통점이 거의 없어 '계승' 주장은 어색해 보인다"고 짚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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