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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아주 '현대차 전용' 신공항
州에서 56% 연방정부 44% 부담
공장 증설 맞춰 즉각 인프라 개선
3년만에 절차 마무리·후속 지원
법인세 최대 5.75% 韓 5분의1
현지 미래차 생태계 구축 빨라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3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준공식에서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주 주지사가 보는 가운데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서울경제]

미국 조지아주가 현대자동차그룹에서 76억 달러(약 11조 원)를 투입해 현지에 준공한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지원하기 위해 신공항 건설에 나선다. 현대차(005380)그룹이 메타플랜트의 생산능력을 연간 30만 대에서 50만 대로 계속 늘려가기로 하자 공장이 본격 가동된 지 한 달여 만에 조지아주가 파격적인 후속 지원에 나선 것이다.

12일 자동차 업계와 미국 조지아 주정부에 따르면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 주지사는 최근 메타플랜트가 위치한 브라이언카운티에 새로운 공항을 건설하는 법안(House Bill 763)에 서명했다.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의 엘라벨에 위치한 메타플랜트로 가려면 현재 인근 서배너시에 위치한 국제공항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메타플랜트가 들어서고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업체와 현대차그룹 1차 협력사 등이 줄지어 브라이언카운티로 이동하면서 서배너국제공항의 여객 수요가 급증해 항공편이 지연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특히 여객을 중심으로 설계된 공항이어서 자동차 부품 등 화물을 대량 운송하는 데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조지아주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로 하고 8000만 달러(1100억 원)를 투입해 사실상 현대차그룹을 위한 전용 비행장을 짓기로 한 것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신공항 건설 법안 전문에는 “공항 건설을 위해 상충되는 사항은 다른 법률들에 우선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 법안의 효력은 캠프 주지사의 서명과 동시에 발효됐다. 조지아주는 즉각 ‘리치먼드힐·브라이언카운티 공항관리위원회’ 구성에 돌입했다. 위원회는 공항 건설을 위한 부지 매입과 시설 임대 및 건설 장비를 소유·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조지아주는 이와 함께 공항 건설을 위해 발행할 채권에 대한 세금 면제 혜택도 부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항이 건설되면 미국 내에서 원자재 및 부품을 신속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모든 인프라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 혁신 지원” 한 달 만에 공항 추진
투자비 1100억 원 들여 공장 물류 개선
美 관세 ‘채찍’ 뒤로 기업 파격 지원 ‘당근’
韓 기업, 세제·인프라 혜택 주는 美 투자



“조지아주는 이번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한 우수한 대학, 인력 양성 프로그램, 물류, 인프라 등을 기반으로 현대차그룹의 혁신을 지원하겠습니다.”

브라이언 캠프 미국 조지아주 주지사는 3월 26일(현지 시간) 브라이언카운티 엘라벨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앞에서 이같이 강조한 바 있다. 캠프 주지사는 이달 초 사실상 현대차그룹의 전용 공항인 ‘리치먼드힐·브라이언카운티 공항’ 건설 법안에 서명해 자신의 약속이 빈말이 아님을 입증했다.

조지아 주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신공항은 화물 운송을 위해 특화돼 설계·건설될 예정이다. 투자비만 8000만 달러(약 1100억 원)로 추산된다. 조지아 주정부와 지방정부 등이 56%의 자금을 담당하고 연방정부가 44%가량을 보조하는 형식으로 신공항 건설은 추진된다.

조지아주가 신공항을 건설하기로 한 것은 현대차그룹의 초대형 투자 이후 기업과 사람이 몰려들며 현지 교통과 물류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브라이언카운티는 메타플랜트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조지아주의 한 시골 동네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2년 메타플랜트가 착공되자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등 글로벌 기업이 몰려들었다.



현대차그룹의 투자가 시작되자 전후방 산업 간 연관 효과가 큰 자동차 산업 특성상 메타플랜트를 중심으로 주변 11개 카운티에 17개의 협력사들이 당초 예정된 투자금(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보다 많은 27억 달러(약 3조 8000억 원)를 투자하며 현지의 교통·물류 수요가 폭발했다. 조지아주는 이 같은 문제를 직시하며 2023년부터 신공항 건설을 위한 논의에 돌입했다.

업계에 따르면 조지아 주정부는 3월 말 메타플랜트가 준공된 후 본격 가동되자 교통과 물류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현대차그룹은 준공식에서 메타플랜트 생산 규모를 연간 30만 대에서 50만 대로 확대하는 추가 투자 계획도 밝혔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25%에 대응해 메타플랜트의 생산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메타플랜트는 아이오닉5에 이어 4월부터는 아이오닉9을 본격 양산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하이브리드차(HEV) 모델과 기아(000270) 전기차의 생산을 위해 투자를 조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메타플랜트가 빠르면 3년 이내에도 50만 대 생산 체제를 갖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지아주도 메타플랜트의 증설에 맞춰 급증할 물류와 교통 수요에 대비해 즉각 신공항 건설에 나선 것이다.

미국이 관세정책이라는 채찍과 기업 지원이라는 당근책을 통해 한국 기업의 투자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연간 35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기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10년 연속 미국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주(2024년 기준)로 선정된 조지아주는 법인세가 최대 5.75%로 한국(24%)의 약 5분의 1에 불과하다.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주 주지사가 서명한 '리치몬드힐-브라이언카운티' 공항 건설을 위한 법안. 이 법안은 서명 즉시 효력이 발생했다. 자료제공=조지아주


조지아주는 현대차그룹을 유치하기 위해 공장 부지 무상 지원과 재산세 감면, 기계류 등에 세금 감면 등 파격적인 지원책을 부여했다. 또 메타플랜트가 조기에 가동될 수 있도록 전력 공급 계약을 하는 데도 앞장섰다. SK하이닉스가 122조 원을 투자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환경영향평가와 토지 보상 문제 해결을 위해 첫 공장 착공에만 6년이 걸린 것과 대조적이다. 조지아주는 메타플랜트의 조기 가동을 위해 공장 착공부터 준공까지 3년 만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 짓고 신공항 건설이라는 후속 지원까지 나선 상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미국 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와 앨라배마주에 이어 루이지애나주에 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하면서 강력한 산업 생태계가 현지에 구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조지아주 정치인들은 현대차가 어려움을 호소하면 즉시 상무부에 레터를 보낼 정도로 기업 지원에 적극적”이라며 “미국 투자는 계속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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