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여당 "테러 없는 튀르키예 달성" 환영…에르도안 성과 평가


이라크의 PKK 무장대원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이 조직을 해체하고 튀르키예 정부를 상대로 전개했던 무력투쟁을 종식하겠다고 12일(현지시간) 전격 선언했다.

1978년 사회주의 이념을 기반으로 쿠르드족 독립국가 수립을 목표로 하는 PKK가 창설된 지 47년 만이다.

튀르키예 국영 TRT하베르 방송, 친쿠르드 매체 ANF 통신 등에 따르면 PKK는 이날 성명에서 "PKK가 역사적 사명을 완수했다고 평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PKK는 "PKK의 투쟁은 우리 민족에 대한 말살 정책을 무너뜨리고, 쿠르드족 문제를 민주적 정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올려놓았다"며 "PKK의 조직구조를 해체하고 무력투쟁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PKK 해체 과정을 설립자인 압둘라 외잘란(75)이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테러 없는 튀르키예'라는 목표를 향해 확고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테러조직이 무기를 버리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새 시대의 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는 PKK가 활동해온 이라크 북부, 시리아, 유럽 등 모든 지역에 이번 해체 선언의 영향이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며 "더 포괄적인 성명이 며칠 내로 발표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튀르키예 집권 정의개발당(AKP)의 외메르 첼리크 대변인은 성명에서 "PKK가 스스로 해체하고 무기를 내려놓기로 한 결정은 '테러 없는 튀르키예'라는 목표 달성에 의미 있는 조치"라고 환영했다.

이어 당국이 PKK 해체 과정을 세심하게 지켜보고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르드족은 튀르키예 인구 8천700여만명 가운데 약 20%를 차지한다.

PKK는 쿠르드족이 다수인 튀르키예 동남부의 독립국가 수립 또는 자치권을 요구하며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를 근거지로 무장투쟁을 벌여 왔다. 지금까지 무력충돌로 4만명 넘게 사망했다. 튀르키예와 미국·유럽연합(EU) 등은 PKK를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PKK의 이번 발표는 쿠르드족 무장세력들과 화해를 추구해온 튀르키예 범여권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10월 AKP와 연대하는 민족주의행동당(MHP)의 데블레트 바흐첼리 대표는 1999년 붙잡혀 사형을 선고받은 외잘란에게 그가 조직을 버리고 폭력을 멈추겠다고 약속하면 사면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다.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MHP 덕분에 큰 기회를 얻게 됐다"며 "목표는 '테러 없는 튀르키예"라고 발언하면서 지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여권과 친쿠르드 성향 야당인 인민민주당(DEM) 사이 물밑 협상 끝에 올 2월 외잘란은 "모든 단체는 무기를 내려놓고 PKK는 스스로 해산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3월 PKK는 튀르키예와 휴전하겠다고 선언했다.

PKK의 주요 근거지였던 시리아에서 작년 12월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친튀르키예 무장세력의 지원을 받은 이슬람 반군이 과도정부를 세운 것도 이런 극적인 상황 진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과도정부는 자국 내 튀르키예군 주둔 등에 합의하며 튀르키예 정부와 밀착하고 있다. 또 튀르키예가 적대시하는 PKK 계열 반군 시리아민주군(SDF)을 정부군에 흡수하기로 하고 이들을 튀르키예 접경지에서 먼 곳으로 재배치하는 중이다.

이날 튀르키예를 방문 중이던 아사드 알샤이바니 시리아 외무장관은 SDF의 흡수 통합 절차와 관련해 "이 합의의 이행이 지연되면 혼란이 장기화되고, 외국의 간섭이 시작되며, 분리주의 경향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203 [속보] 포항지진 손배소송 항소심 "1심 원고 일부승소 취소" 랭크뉴스 2025.05.13
47202 젊은 비대위원장 김용태, 젊은 거 말고 또 뭐? [5월13일 뉴스뷰리핑] 랭크뉴스 2025.05.13
47201 "백스텝 몰라" 유시민 혀 내둘렀다…고문도 버틴 투사 김문수 [대선주자 탐구] 랭크뉴스 2025.05.13
47200 “8만 원 내고 남편·아이들까지”…축의금 논쟁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5.05.13
47199 항생제 8500톤이 매년 강으로 흘러들어간다 랭크뉴스 2025.05.13
47198 ‘모래톱 셀카’ 경쟁 중국-필리핀…남중국해의 긴장, 대만·한반도 못지않다 랭크뉴스 2025.05.13
47197 트럼프 아들 가상화폐 업체, 출범 한달여만에 나스닥 우회상장 랭크뉴스 2025.05.13
47196 5600억 제트기 선물 논란에…트럼프 "컨시드, 안 받는 게 멍청" 랭크뉴스 2025.05.13
47195 뚜렷한 초여름, 낮엔 25도 웃돌아…일교차 유의 랭크뉴스 2025.05.13
47194 “갤럭시도 슬림하게 즐기자”…'5.8㎜' 갤럭시 S25 엣지 베일 벗어 랭크뉴스 2025.05.13
47193 이준석 "김문수, 이미 대구가 거부…단일화? 김용태 연락도 못할것" 랭크뉴스 2025.05.13
47192 트럼프, 카타르 5600억원 항공기 선물에 “안 받으면 멍청”···골프 ‘OK’에 비유 랭크뉴스 2025.05.13
47191 “전통시장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50%로 확대”…국민의힘, 골목경제 지원책 발표 랭크뉴스 2025.05.13
47190 ‘성희롱’ 경기도의원 감싸는 국힘 “남성 간 대화일 뿐” 파문 랭크뉴스 2025.05.13
47189 교황 레오14세, 첫 국가정상 통화 상대는 젤렌스키 대통령 랭크뉴스 2025.05.13
47188 '조희대 사퇴' 외치며 대법원 진입 시도한 대진연 회원들 구속영장 기각 랭크뉴스 2025.05.13
47187 삼성전자, 2나노 엔비디아·퀄컴 수주 총력전… TSMC와 격차 좁힌다 랭크뉴스 2025.05.13
47186 사람에도 달라붙어 살 파고든다…이놈 습격에 美·멕시코 충돌, 왜 랭크뉴스 2025.05.13
47185 ‘해킹 사고 실적 여파’에 침묵한 SK텔레콤… “고객 이어 주주 소통도 낙제점” 랭크뉴스 2025.05.13
47184 佛검찰, 한국여성에 차별적 폭언한 남성 수사 랭크뉴스 2025.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