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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세력과 본격적 세대결 분석
국민의힘 한동훈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의 수락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공동취재

국민의힘 대선 최종 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전 대표가 10~11일 이틀에 걸쳐 페이스북에 10건이 넘는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 대선 후보를 김문수 후보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교체 시도했던 것을 두고 “당내 쿠데타”라고 표현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배후 세력으로는 ‘친윤(친윤석열)계’를 지목하면서 정치적 책임을 추궁했다.

구(舊) 여권 내에서는 한 전 대표가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기존 주류 정치인들과 본격적인 세 대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보 교체 시도’에 “북한도 이렇게는…”
한 전 대표는 지난 10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 친윤들이 새벽 3시에 친윤이 미는 1명을 당으로 데려와 날치기로 단독 입후보시켰다. 직전에 기습 공고해 다른 사람 입후보를 물리적으로도 막았다”며 “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김 후보에서 한 전 총리로 당 대선 후보를 교체 시도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이런 과정을 거쳐서 억지로 한덕수 후보를 국민의힘 후보로 내면 국민들로부터 표를 얼마나 받을 것 같으냐”고 반문했다. 이어 “친윤들은 자기 기득권 연명을 바랄 뿐 승리에는 애당초 관심이 없었던 것”이라며 아직도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그 추종자들에 휘둘리는 당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성토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꽃다발을 받은 뒤 한동훈 후보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전 대표는 같은 날 오후에는 “친윤들이 이재명에게 꽃길을 깔아주고 있다. ‘이게 다 이재명 막기 위한 것’이라는 친윤들의 거짓말은 더 이상 믿을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라며 “당을 바로잡기 위해 끝까지 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저녁에 이어진 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에 대한 김문수 후보의 생각에 반대하고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친윤들이 제멋대로 김 후보를 끌어내리는 것에 대해 누구보다 앞장서서 반대한다. 김 후보가 적법한 우리 당의 후보”라고 지적했다.

후보 교체 ‘부결’… “친윤 구태정치 청산” 주장
한 전 총리로의 대선 후보 교체는 10일 늦은 밤 결국 무산됐다. 김 후보에서 한 전 총리로 후보를 교체하는 데 대한 찬반을 묻는 전 당원 투표를 한 결과 부결된 것이다.

이에 한 전 대표는 11일 자정 무렵 “결국 당원들이 직접 친윤들의 당내 쿠데타를 막아주셨다”며 “그러나 우리 당은 이미 깊은 상처를 입었고 당원들은 모욕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당을 이 지경으로 몰고 간 사람들은 모두 직함을 막론하고 즉각 사퇴하고 제대로 책임져야 한다”며 “친윤 구태정치를 청산하지 못하면 우리 당에 미래는 없다”고 비판했다.

당원 모집 운동도 이어갔다. 한 전 대표는 경선 탈락 후 당원 가입을 독려해왔다. 그는 이날 오전 “상식적인 당원들만 있으면 친윤 구태정치 청산하고 당을 진짜 합리적 보수정당으로 재건할 수 있다”며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해 구태정치를 청산하고 지지하기 자랑스러운 당을 만들어 달라. 제가 당원 동지들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정오 무렵에는 김 후보를 향해 ‘3대 요구 사항’을 내놨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이재명과 해볼 만 한 싸움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에 대한 김 후보의 결단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① 계엄과 탄핵 반대에 대한 대국민 사과, ②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과 윤 전 대통령의 출당, ③ 경선 과정에서 한 전 총리와 단일화 약속을 하고 당선한 데 따른 사과 등을 요청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공동취재

한 전 대표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원 뜻이 우리 김문수에 있는 만큼 과거의 우여곡절을 다 잊자”며 “똘똘 뭉쳐 정권 창출을 위해 매진해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다 잊자’는 말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하면 안 되는 말”이라며 “하루 전에 당내 쿠데타 주도한 사람이 자리보전하면서 다 잊자고 하고, 당이 그걸 받아들여 그냥 넘어가면 국민의힘에 미래가 없다”고 질타했다.

주도권 ‘선점’ 나서나… ‘43.47%’ 의미 부여도
구 여권 관계자는 “한 전 대표로서는 ‘김덕수(김문수+한덕수)’를 앞세워 경선에서 이긴 김 후보에게 부당하게 자리를 뺏겼다는 주장을 미리 명확하게 해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불합리한 경선이었다고 공세를 펴면서 한 전 대표 자신이 ‘희생자’라는 프레임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봤을 거란 분석이다.

대선 이후 본격화될 당 주도권 다툼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친윤계 등 당 주류 세력에 대한 책임론을 극대화하면서 향후 당권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행보라는 풀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재명보다 한동훈이 더 무섭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며 “한 전 대표가 차기 당권 경쟁 국면에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은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친한(친한동훈)계는 지난 3일 전당대회 당시 한 전 대표의 최종 득표율이 ‘43.47%’로 집계된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비록 김 후보에게 패배했지만 40%대의 적지 않은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한 친한계 인사는 “여전히 많은 당원과 국민이 한 전 대표를 대안 세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한동훈의 행보는 향후 정치적 고비마다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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