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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0시 비대위에서 후보 박탈 처리
오전 3~4시 1시간 후보 등록받아
한덕수 입당, 후보 등록 일사천리
전 당원 투표 부결로 후보 지위 회복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있다. 과천=하상윤 기자


그야말로 기사회생이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선출되고도 교체 위기에 내몰렸던 김문수 후보가 가까스로 살아나 11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김 후보는 3일 당내 경선의 최종 승자가 됐지만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압박에 시달리면서 일주일 동안 롤러코스터를 탔다. 국민의힘 상당수 의원이 그를 몰아세우는 상황에서도 수적 열세를 딛고 버티면서 끝내 후보 자리를 지켰다.

파열음은 김 후보가 선출된 지 이틀 뒤인 5일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김 후보가 단일화 계획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자 전방위적 공세가 시작됐다. 3·4선 중진 의원들이 조속한 단일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대응에 나섰다. 지도부는 후보 교체를 염두에 두고 전당대회 개최와 전국위원회 소집을 예고하며 김 후보를 향한 고삐를 죄었다.

7일 김 후보와 한 전 총리의 1차 단일화 협상이 빈손으로 끝났다. 당 지도부는 의원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심야 의원총회를 열고 '강제 단일화' 방안을 마련했다. 8일 한 전 총리와 양자토론을 거쳐 9일까지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11일 후보 등록 기한에 맞춰 여유 있게 단일화를 성사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8일 2차 협상마저 결렬됐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단일화 로드맵을 가동했다. 당원과 일반 국민(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을 대상으로 대선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 나섰다. 후보 교체의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9일 의원총회에서 대선 후보 재선출에 대한 권한을 당 비상대책위원회에 일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강제 단일화 작업에 다시 속도가 붙었다. 참석의원 64명 중 60명이 찬성하고 반대와 기권은 각각 2명에 불과했다.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교체 시도 일지. 그래픽=김대훈 기자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교체 시도 일지. 그래픽=김대훈 기자


하지만 이날 밤 김 후보와 한 전 후보 측의 3, 4차 협상이 모두 성과 없이 끝났다. 초조해진 당 지도부가 급박하게 움직이며 무리수를 뒀다. 10일 0시쯤 비대위 회의와 당 선관위 회의를 잇따라 열고 김 후보의 대선 후보 선출 취소 안건을 의결했다. 오전 2시 30분쯤 대선 후보 등록 신청 공고를 내더니 오전 3시부터 4시까지 고작 1시간 동안 후보 등록 신청을 받아 한 전 총리만을 위한 '한밤의 야합'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한 전 총리는 오전 3시 20분쯤 입당에 이어 후보 등록을 끝냈다. 오전 10시부터 전체 당원 대상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대선 후보를 한 전 총리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오후 11시쯤 심야 비대위 회의를 열고 투표 결과를 확인했으나 근소한 차이로 후보 교체 안건이 부결됐다. 당 지도부는 망연자실했다. 어쩔 수 없이 절차에 따라 한 전 총리의 대선 후보 등록을 취소하고 김 후보의 지위를 회복시키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김 후보가 자격이 박탈된 지 약 24시간 만에 다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복귀하는 순간이었다.

한 전 총리가 당내 주류의 지지를 받아온 데다 김 후보 측에서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후보 교체 작업이 순항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김 후보와 경선을 치른 안철수 의원과 한동훈 전 대표, 친한계 의원들과 일부 중진들이 강력 반발하고 당원들이 호응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한 전 대표의 지지층이 뭉치고 당원들의 동정론이 더해진 결과라는 해석이 나왔다.

안 의원은 "당 지도부는 당원들과 국민들이 잠든 한밤중에 기습 쿠데타처럼 민주적으로 정당하게 선출된 후보를 취소시키고 사실상 새 후보를 추대하는 막장극을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김문수 후보를 끌어내리고 한덕수 후보로 교체하는 것은 정당 민주주의, 상식을 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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