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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19일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법당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단독주택.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에서 각종 이권에 관여한 의심을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보수 성향을 가지고 있어 보수 정권때마다 기도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기도비 명목으로 돈을 받고 실제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심이 커지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 이전부터 보수 정치권 인사들과 교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11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씨는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 조사에서 “제가 보수 쪽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저는 보수 정권 때마다 기도했다”며 “보수 정권이 이 나라의 발전을 갖고 오지 않았나라는 판단으로 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는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경북 영천시장 예비후보자에게 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전씨는 ‘경북 지역 선거와 관련된 공천을 왜 부탁받냐’는 검찰의 질문에 “경상도 사람하고 굉장히 많은 친분이 있다”며 “아무래도 보수 성향이 있다 보니 그렇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경북 봉화군수·경북 도의원 등의 공천을 부탁받고 이를 친윤계 의원들에게 부탁한 정황을 파악했다.

전씨는 과거 대선 때도 보수 정치권 인사들과 소통했다고 털어놨다. 전씨는 검찰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2017년 19대 대선에서도 조언을 구했는지 묻자 “윤한홍은 MB(이명박 전 대통령)쪽 사람이고 당시는 박근혜 대선”이라며 “다른 보수 쪽 사람이 물어보기는 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누가·어떤 내용을 물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선 때는 전격적으로 제가 움직이지 않았다”며 “그런데 이번 대선(2022년)에는 제가 본격적으로 움직였는데 그러자마자 사진이 찍히는 바람에 망신당했다”고 했다.

무속인인 전씨는 2022년 20대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등을 두드려주는 모습 등이 포착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전씨는 당시 윤석열 캠프 공식 기구였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불리며 간부들의 보고를 받고 지휘를 내린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검찰은 전씨 통화 기록을 확보해 김건희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씨와 지난해 10여차례 통화한 사실도 파악했다.

전씨는 공천 후보자 등에게 받은 돈에 관해선 ‘기도비’라고 주장한다. 전씨는 “최소 1000만원에서 3억원까지 기도비를 받는다”고 했다. 검찰은 이를 청탁의 대가나 정치자금 등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2017년 7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전씨 아내의 계좌로 6억4000여만원이 입금된 내역도 확보했다. 이와 함께 전씨 자택에서 발견한 5000만원 관봉권의 출처와 통일교 전 간부로부터 받은 목걸이의 행방 도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조사과정에서 전씨에게 “정치 브로커로 보인다”고 묻기도 했다. 전씨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신통력이나 예지력이 없다고 하면, 고위공직자들이 저를 왜 만나겠냐”고 반문했다.

검찰은 지난달 전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러 조사하고 각종 의혹에 연루된 전씨의 처남 등 가족들도 출국 금지했다. 같은 달 30일엔 김 여사를 관련 참고인으로 두고 윤 전 대통령 사저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씨의 재판은 오는 12일 서울남부지법에서 다시 열린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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