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심청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국무용 ‘단심’
국립정동극장서 6월28일까지 50회…이례적 장기 공연
무용수로 변신한 배우 채시라가 심청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한국무용 ‘단심’ 공연에 앞선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립정동극장 제공

“무용수 채시라입니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 무대에서 배우 채시라(57)가 자신을 무용수라고 소개했다. 이날 정동극장에서 개막한 전통연희극 ‘단심’에서 채시라는 비중 있는 무용수로 출연한다. 공연에 앞선 간담회에서 수많은 드라마에 출연한 40년차 배우는 “꿈에 그리던 무용수란 단어를 제 이름 앞에 붙일 수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꿈만 같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정동극장이 개관 30돌 기념작으로 제작한 신작 ‘단심’은 ‘심청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한국무용으로 풀어낸 ‘전통연희극’이다. 제작진도 화려하다. 2023년 뉴욕 링컨센터에서 선보인 서울시무용단의 화제작 ‘일무’를 만든 정구호 연출과 정혜진 안무가가 다시 뭉쳤다. 다음달 28일까지 이어지는데, 춤 공연으로는 이례적으로 50회 장기 공연이다. 오는 10월 아펙(APEC) 정상회의 특별공연으로 경주엑스포공원 문화센터 대극장 무대에도 오른다.

무용수로 변신한 배우 채시라가 심청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한국무용 ‘단심’ 공연에 출연한다. 국립정동극장 제공

심청이 몸을 던진 바다의 용궁 여왕을 맡은 채시라는 15분 남짓 연기를 섞은 한국무용 춤사위를 빚어낸다. 온몸을 연분홍으로 치장한 채시라는 여유로운 미소에 연꽃 모양 부채를 휘저으며 빙그르르 회전하는 등 예사롭지 않은 춤동작을 보여줬다. 지난해 서울무용제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짧은 무용을 선보인 적은 있으나, 무대에서 특정 배역을 맡아 출연하는 건 처음이다. 1985년 데뷔한 채시라는 틈틈이 춤 연기를 해왔다. 채시라는 “배우가 되기 전에 무용수가 꿈이었다”며 “그 덕분에 드라마 ‘최승희’란 작품을 할 수 있었고, ‘해신’에서도 춤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박자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로 춤을 추면서 박자를 맞추는 게 어려웠어요.” 그는 “연습이 아니라 훈련이라고 할 만큼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한 무대”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배우 채시라가 무용수로 출연하는 ‘단심’은 심청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한국무용으로 풀어낸 전통연희극이다. 국립정동극장 제공

‘심청’은 다양한 장르에서 다채롭게 변주돼왔는데, 이번 ‘단심’은 심청의 내면에 집중하면서 심청1과 심청2로 분리된다는 게 특징이다. 규범을 따르고 통념을 수용하는 심청과 이를 거부하고 저항하는 심청이 내면에서 공존하면서 갈등하고 충돌하는 과정을 그린다. 정구호 연출은 “겉으로 보이는 심청의 모습과 내면을 분리하는 것에서 시작해 심청의 시점에 집중했다”고 소개했다. 처음부터 채시라란 배우를 염두에 두고 작품을 구상한 건 아니었다고 한다. 정 연출은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심청이 용궁에서라도 어머니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용왕 대신 용궁 여왕으로 설정한 것”이라며 “그다음 용궁 여왕에 누구를 캐스팅할까 고민하다 채시라 배우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배우 채시라가 무용수로 출연하는 전통연희극 ‘단심’ 공연 장면. 국립정동극장 제공

3막 구성인데 막 사이에 인물 심리와 이야기 흐름을 전해주는 건 창이 아니라 장단 없이 말로 설명하는 ‘아니리’다. 정혜진 안무가는 “다 아는 군더더기는 다 덜어내고 핵심만 전달하려 했다”며 “3막의 색깔과 질감이 제각각”이라고 감상 포인트를 짚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638 [대선공약] 1호 공약 '경제성장' 내세웠지만…이재명 "공정" 김문수 "자유" 랭크뉴스 2025.05.14
47637 ‘세계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 별세 랭크뉴스 2025.05.14
47636 [속보] 삼성전자,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독일 플랙트 2.3조원에 인수 랭크뉴스 2025.05.14
47635 김문수의 배신? 전략?‥극우 유튜버들 '시끌' 랭크뉴스 2025.05.14
47634 [단독] ‘건진법사’ 수사 검찰 “정치인 아니어도 정치자금법 처벌 가능” 랭크뉴스 2025.05.14
47633 [사설] 성장과 감세만 보이는 대선, 양극화는 어찌할 건가 랭크뉴스 2025.05.14
47632 4월 제조업 취업자 수 ‘6년2개월 만에 최대 폭 감소’ 랭크뉴스 2025.05.14
47631 [속보] 삼성전자, 유럽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 2.3조에 인수 랭크뉴스 2025.05.14
47630 문형배 전 헌재소장, 시립대 로스쿨 교수 될듯…“고민중” 랭크뉴스 2025.05.14
47629 마약 숨긴 프랑스 대통령?…엘리제궁 “코 푼 휴지” 일축 [잇슈 SNS] 랭크뉴스 2025.05.14
47628 제조업 취업자 6년2개월만에 최대폭 감소…건설·청년 고용 한파(종합) 랭크뉴스 2025.05.14
47627 목수 된 류호정 전 의원 "대선? 누가 돼도 구태 반복될듯" [강찬호의 뉴스메이커] 랭크뉴스 2025.05.14
47626 이재명·김문수, 경남서 격돌‥이준석 부산 공략 랭크뉴스 2025.05.14
47625 김문수 이준석 단일화 물었더니… 반대 43%·찬성 38% [한국갤럽] 랭크뉴스 2025.05.14
47624 [Why] ‘인구 3억 육박’ 印尼서 힘 못쓰는 韓 슈퍼마켓… 이유는 랭크뉴스 2025.05.14
47623 [샷!] 대선 현수막·벽보 훼손했다가는… 랭크뉴스 2025.05.14
47622 "가뜩이나 안 잡히는데"…'비싸서 못 먹는다'던 고등어 싹쓸이한 中어선들 랭크뉴스 2025.05.14
47621 설마 여기도 평당 4500만원 찍을 줄이야…대조동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가보니 [헬로홈즈] 랭크뉴스 2025.05.14
47620 "2학기 자퇴생 확인하기 두렵다"…서울대 공대 교수의 말 랭크뉴스 2025.05.14
47619 김정은, 전술종합훈련 참관…"사활적 임무는 전쟁준비 완성" 랭크뉴스 202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