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의원·당협위원장들 “비민주적 폭거, 단호히 반대”
한덕수 대통령 후보(왼쪽)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연합뉴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이 당 지도부의 후보 강제교체에 반발해 강원도당위원장에서 사퇴했다. 전직 의원과 당협위원장들도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계엄을 선포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 당은 한 시간 만에 대통령 후보 교체라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을 눈앞 현실로 만들었다. 정당사에도, 민주주의에도 보지 못했던 일”이라며 “당원들과 저희 당 지지자들이 바랐던 건 단일화를 통한 시너지였지, 후보 교체라는 이런 막장이 아니었다”고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그는 “(이를)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며 강원도당위원장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자정부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오전 3시부터 1시간 동안 새로운 후보 신청 등록을 받아 무소속 한덕수 후보를 당의 새로운 대선 후보로 단독 등록시켰다. 당내 대선 경선 과정에서 한동훈 후보를 도왔던 박 의원은 “이런 과정을 거친 후보의 선거를 도당위원장으로서 지휘할 자신이 못내 없다. 그게 설령 한덕수가 아니라 한동훈이라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과 함께 경선에서 한동훈 후보를 도왔던 김영우·김경진 전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등도 입장문을 내어 “간밤의 ‘비대위 계엄’은 80여만 당원의 권리를 찬탈한 당내 쿠데타임이 명백하다”며 “오늘의 폭거는 정당 민주주의와 대한민국 정치사의 지울 수 없는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는 비대위와 (전날 밤 의원총회에서 강제 후보 교체 문제를 지도부에 위임한) 60여명 국회의원의 비민주적 폭거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동시에 당내 공식적 경선에 참여한 후보들과 당원들을 모욕하고 짓밟은 만행에 분개한다. 대선 경선에 참여한 후보들과 당원들에게 사죄하고 지금 당장 비대위와 선관위에서 전원 사퇴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