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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지도부, '金 본선 경쟁력 부족' 판단한듯…개헌 고리로 '반명 규합' 과제


의총장에서 나가는 김문수 후보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단일화를 압박하는 발언을 하고서 퇴장하자 바로 이어서 의총장을 나가고 있다. 2025.5.9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국민의힘이 10일 사상 초유의 대선후보 교체 작업에 착수한 배경에는 김문수 대선 후보의 단일화 입장 선회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후보가 당 경선에서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외치며 대선 후보 자리에 올랐는데, 후보로 선출되고 나서 조속한 단일화에 소극적인 자세로 돌변하자 당심(黨心)이 돌아서고 지도부가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경선 기간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출마할 경우 신속한 단일화를 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점을 여러 차례 내세웠다. "한덕수든, 김덕수든 다 합쳐서 무조건 이재명을 이겨야 한다"면서 단일화를 약속한 것만 22차례라고 한 후보가 지적한 바 있다.

김 후보는 지난달 9일 입당해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 현역 의원들이 캠프에 합류하지 않으면서 당내 기반이 약점이라는 평가까지 나왔지만, 단일화가 경선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자 상당수 의원이 단일화에 적극적인 김 후보 측에 가세했다.

'반탄파'(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및 중진 의원들의 지원과 지지 선언이 이어지면서 김 후보는 최종 경선 당원투표에서 득표율 61.25%(24만6천519표)를 기록, 경쟁자였던 한동훈 후보(38.75%, 15만5천961표)를 20%포인트 이상 앞섰다.

그러나 경선이 종료되자 단일화에 대한 김 후보의 입장에 변화가 감지됐다. 경선 기간 2002년 대선의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방식을 거론했던 그는 후보로 선출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단일화 방식에 대해 "오늘 선출됐다. 조금 숨을 돌리고 답을 해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후 김 후보는 '15∼16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주장하면서 한 후보와의 두 차례 회동과 전날 의원총회에서 '다음 주 단일화' 입장을 고수했다.

당 지도부는 김 후보가 경선에서 한 단일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즉각 행동에 나섰다. 지난 7일 대선 후보 최종 경선 선거인단(책임당원 포함)을 대상으로 단일화 시기를 묻는 여론조사를 진행하며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이전 단일화를 압박했다.

조사에 응답한 당원의 86.7%(18만2천256명)는 단일화 시기를 두고 '후보 등록 전에 해야 한다'고 답하면서 지도부에 힘을 실어줬다.

김 후보 측이 전날 한 후보 측과의 단일화 실무협상에서 단일화 경선을 '역선택 방지 조항'이 없는 국민여론조사 100%로 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도 당심에서 한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 단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단일화가 파국을 맞으면서 당 지도부는 김 후보를 강판시키고 개헌 빅텐트를 내건 한 후보를 교체 등판시키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가 동의하지 않는 단일화 추진에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지도부가 후보 교체까지 밀어붙인 것은 김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

중도층 표심이 대선 향배를 가를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보수 색채가 뚜렷한 김 후보가 과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맞서 이길 수 있겠느냐는 계산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의힘 새 공식 후보로 한 후보를 내세우는 작업이 완료되더라도 이재명 후보에 맞설 개헌 빅텐트의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정치공학적인 빅텐트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여러 차례 선을 그은 바 있다.

최근 한 후보와 개헌 연대에 협력하기로 했던 새미래민주당의 이낙연 상임고문이 국민의힘에서 발생한 초유의 후보 교체 사태와 단일화 내홍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지도부의 단일화 추진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교감 아래 이뤄졌다는 추측도 나온다. 친윤(친윤석열)계가 당 장악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 후보를 대선 후보로 선택했다는 주장이다.

2차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서 "용산과 당 지도부가 합작해 느닷없이 한덕수를 띄우며 탄핵 대선을 윤석열 재신임 투표로 몰고 가려고 했을 때 나는 설마 대선 패배가 불 보듯 뻔한 그런 짓을 자행하겠냐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적었다.

김 후보는 지난 8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조속한 단일화 촉구 주장은) 경선 과정 이전에 미리 짜인 각본에 의한 '한덕수 후보 추대론'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누군가 기획해서 한 후보를 출마시켰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그렇게 본다"면서도, 그 배후가 누구인지를 묻는 말에는 "그 부분은 제가 말씀드리기 좀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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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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