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한덕수, 단일화 갈등 탓 시너지 전무
"위기가 오히려 기회 될 수도" 당내 기대감도
"위기가 오히려 기회 될 수도" 당내 기대감도
김문수(오른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뉴스1
"상황이 이리되면 단일화가 된들 시너지 효과가 나겠나."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 간 단일화 갈등이 8일 법정 다툼을 동반한 극심한 분열 양상으로 흘렀다. 특히 대선 후보와 당 지도부가 서로를 날 선 언어로 비판하면서 외려 지지층 분열만 가속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두 사람의 아름다운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반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기대가 여전하다.
이날 발표된 코리아리서치·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결과(5~7일 조사·휴대전화 100% 전화면접조사)에 따르면, 두 사람 가운데 누가 단일 후보가 돼도 눈에 띄는 시너지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포함한 4자 대결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을 산술적으로 더하면 35%. 그러나 단일화를 가정한 가상 3자 대결 조사에서 김 후보는 29%, 한 전 총리는 34%에 그쳤다. 지지층 확장 효과가 없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가 지지층을 공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처럼 서로 다른 지지층을 화학적으로 융합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과 보수층의 지지를 나눈 것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허진재 한국갤럽 여론수석은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때는 지지층이나 지역적 기반이 나뉘어 분명한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며 "반면
두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단일화가 이뤄져도 효과는 커 보이지 않는다"
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아름다운 단일화를 해도 지지층이 겹쳐 외연 확장을 크게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이준석 후보까지 포함해야 그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가 주도하는 '강제 단일화'는 외려 역효과가 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적 담판을 통해 단일화를 한다고 해도 외연을 확장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
만약에 강제적인 단일화가 돼버린다면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가 날 가능성이 크다
"고 진단했다.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막판 정치적 담판을 통한 극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김문수 후보는 대구·경북, 한 전 총리는 호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 않느냐"며 "갈등을 뒤로한 채
영·호남 화합을 이룰 수 있는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현재의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고 전망했다. 당 관계자는 "외교·통상에 강점이 있어 중도층을 포용할 수 있는 한 전 총리와 정통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김 후보가 손을 맞잡을 수만 있다면 반전 포인트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