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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FDA 희귀의약품 지정 국내 약물 100건
올해도 온코닉·이엔셀·젬백스앤카엘 등 지정 이어져
“R&D 자금 지원, 신속 심사, 시장 독점권 등 혜택 다수
기술력·상업성 인정…글로벌 제약사 기술수출 기회도"

일러스트=챗GPT 달리3


지난 2일 젬백스앤카엘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진행성핵상마비(PSP) 치료 약물 ‘GV1001’에 대해 희귀의약품 지정(Orphan Drug Designation, ODD)을 받았다고 밝혔다. PSP는 균형장애, 안구운동 장애, 언어·인지기능 저하 등을 유발하는 비정형파킨슨증후군으로, 파킨슨병과 증상은 비슷해도 진행 속도가 훨씬 빠르다.

FD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임상시험과 허가 과정에서 신속 심사, 임상 2상 시험만으로 조건부 승인, 허가 신청 수수료 면제, 연구개발(R&D) 자금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또한 판매 승인 이후에는 최대 10년간 미국 내 시장 독점권이 보장된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FDA에서 잇따라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인플레이션, 고금리 등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희귀의약품 지정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름길로 주목받고 있다.

희소질환은 전 세계에서 7000가지가 넘지만 치료가 가능한 것은 5%에 그친다. 그만큼 시장 가능성도 크다. 전 세계 희귀의약품 시장 규모는 오는 2028년 약 2700억달러(387조93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진단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환자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FDA 희귀의약품 지정된 K약물 100건
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들의 희소질환 신약 후보물질이 잇달아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고 있다. 지난해까지 10여 년 동안 FDA로부터 지정받은 희귀의약품은 약 100개에 달한다.

FDA는 희소질환 치료제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희귀의약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내 환자 수가 통상적으로 10만명 이하이고 적절한 대체의약품이 없는 희소질환 치료제에 대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다.

국내에서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가장 많이 확보한 기업은 한미약품이다. 현재 개발 중인 후보물질 중 FDA로부터 10건,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8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4건이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이 중 급성 골수성 백혈병, 선천성 고인슐린증, 파브리병 후보물질은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지정됐다.

올해에도 희귀의약품 지정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이중표적 항암제 후보물질인 ‘네수파립(Nesuparib)’이 FD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2021년 췌장암 치료제로 첫 지정된 데 이어, 지난 2일 위암과 위식도접합부암에 대해 두 번째 지정을 받았다.

위식도접합부암은 위의 윗부분과 식도의 아랫부분이 만나는 위식도 접합부에 생기는 암으로, 10만 명당 약 0.83명 발병률을 보이는 희소질환이다. 위식도접합부암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제는 없다. 네수파립은 현재 글로벌 임상 2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엔셀도 지난 2월 샤르코-마리-투스병(CMT) 1A형 치료제로 개발 중인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제 ‘EN001’이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CMT는 유전자 돌연변이로 손·발 근육이 점점 위축돼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는 유전병으로, 전체 환자의 절반이 1A형에 속한다.

EN001은 고용량 환자 투여를 마쳤으며, 연내 임상 1b상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샤르코-마리-투스병 1E형 환자 대상 치료제도 준비 중이다.

GNE근육병 치료제를 개발 중인 뉴라진도 지난달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현재 독성시험을 진행 중이며, 임상시험 승인을 위한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다. GNE근육병도 CMT처럼 근육이 위축되지만, 말초신경 손상으로 근육이 위축되는 CMT와 달리 GNE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근육 세포에 이상이 생겨 서서히 위축된다.

희귀의약품, 자금 지원에 기술수출 기회도
시장 침체로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희귀의약품 지정을 개발 비용 부담을 줄이고 기술수출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규제 강화 기조가 강해지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직접 개발보다 외부 기술 도입에 집중하는 흐름도 국내 바이오텍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분간은 글로벌 빅파마들이 외부 기술을 도입하며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군)을 키워갈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기술력과 시장성이 어느 정도 보장된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기술을 눈여겨볼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자금 규모가 작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가했다.

국내 한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예전에는 무조건 FDA 임상시험 진입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기술력과 상업성을 동시에 인정받을 수 있는 희귀의약품 지정 획득을 1차 목표로 삼는 추세”라며 “임상 자금 지원과 시장 독점권이라는 실질적 이점 때문에, 앞으로도 도전하는 국내 기업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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