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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후보, 국민의힘 지도부 간 단일화 회동이 무산된 다음날인 7일 중앙일보가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민심을 들어봤다. 장서윤 기자
국민의힘 대선 후보 단일화를 위한 이른바 ‘대구 동성로 회동’이 무산된 다음날인 7일 보수 민심 바로미터인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한바탕 토론이 벌어졌다. 생활잡화점을 운영하는 유창형(58)씨와 뻥튀기를 파는 김정숙(60)씨의 대화다.

김 “단일화를 빨리 해야 된다. 근데 이번에도 이길 수 있느냐 이거지.”
유 “못 이긴다니까.”
김 “무슨 소리! 뚜껑 열어봐야 한다. 한덕수가 올라가면 모른다.”
유 “벌써부터 쌈박질(싸움질)이나 하고 되겠나.”
김 “원래 단일화하려고 김문수를 후보 시켜준 거 아이가.”
유 “김문수한테는 일생일대의 기회 맞잖아. 자기도 해보고 싶은 기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생활잡화점을 운영하는 유창형(58)씨는 ″국민의힘이 쌈박질만 하고 있다″며 ″나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싫고 이쪽(국민의힘)도 싫다″고 말했다. 장서윤 기자

보수 진영의 단일화 내홍을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의 마음은 복잡하다.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압박에 반발 중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는 “배신감을 느낀다”, 국민의힘 경선이 끝난 뒤 출마를 선언하고는 “단일화 방법은 당에 일임한다”는 한 후보에겐 “비겁하다”는 게 대구 시민들의 주된 반응이었다. 그래도 단일화는 이들의 마지막 희망이다.

대구 토박이 택시기사 김병석(65)씨는 대선 이야기를 꺼내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김씨는 김 후보와 당 지도부의 ‘단일화 술래잡기’를 두고 “완전 코미디가 따로 없다”며 “이재명 같은 사람은 죄가 너무 많아 그걸 집중적으로 공격해야 하는데 내부 총질이나 하고 있는 꼴을 보니 한심하다”며 혀를 끌끌 찼다. “빨리 손잡고 나서도 보수가 이길똥말똥이야. 그거(단일화) 불발되뿌면 보수 파멸돼버려.”

서문시장에서 과자 장사를 하는 최모(51)씨는 투표를 포기할 생각까지 한다. 최씨는 “한덕수가 국민의힘 경선에 나오나 했었는데 경선은 경선대로 해놓고 이제 와서 단일화한다고 싸우니 전부 다 바보가 된 것 같다”며 “차라리 좀 광기 있는 후보가 돼서 이재명을 잡길 바랐는데 지금 국민의힘을 쭉 보니까 전부 다 ‘대통령 되면 나 뭐 해줘’라며 줄서기를 하는 것 같아서 짜증난다. 이재명도 싫고 국민의힘도 싫다는 게 대구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대구 동성로에서 만난 젊은이들도 실망하긴 마찬가지였다. 대학생 이상훈(21)씨는 “주변 친구들은 다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는 분위기였는데 김문수 후보는 상대적으로 인지도도 낮고 청년 공약이 약한 것 같아서 잘 모르겠다”면서도 “그래도 단일화를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대원(36)씨는 “한덕수라고 경쟁력이 있겠냐”며 “무리하게 단일화를 추진하는 권영세·권성동이 마음에 안 든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도 못 막아놓고 당만 분열시키는 꼴이 짜증 난다”고 말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김 후보는 이후 경주 방문 일정에서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압박에 반발하며 후보 일정 중단을 선언했다. 장서윤 기자
다만 후보 선호를 묻는 질문에는 여론조사와 궤를 같이 하는 답들이 돌아왔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에서 후보 선호도는 한 후보(32%), 이 후보(27%), 김 후보(19%),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6%) 순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경북 포항 죽도시장에서 만난 문모(49)씨는 “김문수 장관은 우리가 봐도 이재명을 이기긴 무리”라며 “단일화를 해서 대통령 9명 모신 한덕수 국무총리가 후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정당당하게 경선 레이스를 뛴 김 후보를 응원하는 시민을 만나는 것도 어렵진 않았다. 포항 토박이 권대기(62)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절차를 밟은 사람은 김문수고, 중간에서 밀고 들어오는 한덕수로 단일화가 되는 건 꺼림칙하다”며 “노동 운동도 하고 도지사 생활도 많이 한 김문수가 정신적인 파워가 더 좋지 않나”라고 말했다. 전날 김 후보가 죽도시장에서 시민들과 인사할 땐 ‘양보하지 마세요’라고 쓰인 박스를 들고 “경선은 미쳤다고 했나. 끝까지 가세요”라고 응원하는 시민도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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