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누아, 2024년 기준 인디 뷰티 매출 1위
더파운더즈, 매출 4278억원 기록
해외에서 한국 이중세안법 관심 받으며
아누아 클렌징 제품 구매 늘어나
K뷰티가 세계인의 화장법을 바꾸고 있다. 한국인들이 자외선 차단에 공을 들인다는 것을 알게 되자 해외에서도 선크림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비누나 클렌징폼만 사용하던 이들은 한국인의 이중세안법을 알고 난 이후 클렌징 습관까지 따라하고 있다.
더파운더즈, 매출 4278억원 기록
해외에서 한국 이중세안법 관심 받으며
아누아 클렌징 제품 구매 늘어나
이들을 변화시킨 곳은 K뷰티 브랜드 ‘아누아’다. 매출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할 정도로 외국인들에게는 인지도가 높은 화장품이다. 4년 전 200억대에 불과하던 매출은 3년 만에 4000억원을 돌파했다. 인디 뷰티 브랜드 매출 1위로 올라선 아누아는 트렌드를 이끄는 기업이 됐다. 인디 1위로 올라선 아누아아누아가 인디 뷰티 업계 1위(매출 기준)로 올라섰다. 아누아를 운영하는 더파운더즈는 지난해 매출 4278억원을 기록했다. 아누아는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한 이창주 대표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선형 대표가 2017년 더파운더즈를 설립하고 2년 만에 선보인 스킨케어 브랜드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아누아의 매출은 2021년까지도 200억대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576억원으로 뛰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2023년 매출은 1432억원까지 늘었고 지난해에는 인디 뷰티 브랜드 최초로 4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코스알엑스는 아모레퍼시픽의 자회사로 제외).
경쟁사인 클리오, 브이티 등과의 격차도 벌리고 있다. 클리오의 지난해 매출은 3514억원, 브이티는 3445억원을 기록했다.
더파운더즈는 아누아 외에도 더마 헤어케어 브랜드 ‘프롬랩스’와 반려동물 용품 ‘프로젝트21’을 운영하지만 매출의 대부분은 아누아 몫이다. 브랜드에 따르면 전체 매출의 95% 비중이 아누아에서 발생하고 있다. 아누아에서만 4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1위를 공고히 하는 셈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해외 성과다. 전체 매출의 85% 비중(3644억원)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실제 아누아는 2024년 아마존 톱 브랜드 선정, 2024년 1·2·3분기 연속 일본 큐텐 메가와리 종합 매출 1위, 일본 큐텐 화장수 부문 1위 등을 차지할 만큼 해외에서 영향력이 있다. “이중세안이 뭔데?”아누아는 우연한 계기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됐다. 지난해 해외에서는 한국식 ‘더블 클렌징(이중세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레딧 등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관련 게시글이 꾸준히 올라왔다. 해외에서는 세안을 여러 제품으로 두 번 이상 한다는 자체가 생소한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사용자 일부는 “이중세안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냐”, “왜 이중세안을 해야 하나”, “이중세안의 효과는 무엇이냐” 등을 묻기도 했다.
해외에서 선크림 사용이 늘어난 점도 이중세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한 커뮤니티 사용자가 “이중세안은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 하냐”고 묻자 댓글에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두 번 세안하는 게 좋다. 첫 세안으로는 오일을 사용하고 그다음 클렌징 워터나 클렌징폼을 사용하면 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오일 타입의 클렌징 제품은 색조 화장품과 피지를 녹여 화장을 지워내며 세정력이 좋다는 특징이 있다.
이 과정에서 아누아의 클렌징오일에 대한 추천이 늘어났고 미국 등 해외에서는 아누아가 ‘입소문템’(다수의 사용자 후기와 리뷰를 통해 검증된 제품)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실제 숏폼 플랫폼 틱톡에서 ‘아누아(Anua)’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아누아 클렌징오일(Auna cleansing oil)’이 가장 먼저 표출된다. 19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한 틱톡 사용자가 지난 2월 올린 아누아 클렌징오일 영상은 6400만 좋아요와 1만 건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어성초부터 PDRN까지…‘원료 맛집’특히 아누아는 해외에서 ‘원료’로 인기를 얻었다. 베스트셀러인 △어성초 77% 수딩 토너 △어성초 포어 컨트롤 클렌징오일 △어성초 77 클리어 패드 등은 모두 어성초가 함유된 제품이다. 아누아 측은 피부에 효과적인 자연 유래 원료와 더마 성분을 더한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어성초는 향(흙 냄새와 허브 냄새)과 피부 진정 및 보습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K-허브’라는 별칭을 얻었다.
아누아 관계자는 “제품의 성분과 냄새가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결과”라며 “어성초가 향료 성분을 지닌 허브의 일종으로 여겨지면서 자연 친화적이라는 입소문이 생겼고 그 영향으로 해외에서 제품 판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어성초 이후에는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 원료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PDRN은 DNA 유래 약물로 피부 재생과 상처 치유에 효과를 보인다. 연어나 송어의 생식세포에서 추출되며 손상된 피부의 세포 재생을 촉진하고 콜라겐 합성 등에 도움을 주는 특징이 있다. 피부과에서는 ‘연어 주사’ 등으로 관련 성분을 사용하고 있다.
아누아는 지난해 9월 PDRN 성분을 이용한 세럼을 선보였다. 인공눈물 디자인과 유사한 소용량 제품은 스마트캡슐 100% 공법을 적용해 피부 침투력을 대조군 대비 3배 이상 높이고 휴대가 편리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아누아는 한국피부과학연구원에서 2024년 7월부터 8월까지 성인 23명을 대상으로 PDRN 효능을 시험해 신뢰도를 높였다.
글로벌 인기가 높아지자 아누아는 지난 2월 PDRN 라인에 아이돌그룹 더보이즈 현재를 모델도 발탁했다. 자연 유래 성분과 효능에 집중하는 브랜드의 지향점이 현재의 청량하고 건강미 넘치는 이미지와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더보이즈 현재를 PDRN 라인의 모델로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아누아 관계자는 “어성초 다음으로는 PDRN이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며 “PDRN 성분의 소용량 제품의 인기가 많아지면서 용량을 늘린 제품을 새로 선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