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 1일 미국 중앙정보국(CIA)가 중국 공산당원 가운데 정보원을 모집하기 위해 중국어로 제작한 영상에서 한 젊은 간부가 휴대폰으로 CIA에 연락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 “당은 우리에게 지도자가 가리킨 길을 부지런히 따르면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모두가 공유해야 할 이 세상은 이제 소수만이 누리게 됐다.”
한밤 퇴근해 잠이 든 부인의 이불을 덮어주는 젊은 중국 공산당원의 영상을 배경으로 내레이터의 나직한 목소리가 이어진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나만의 길을 개척할 수밖에 없다.”
영상은 가족의 안전을 우려한 젊은 간부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휴대전화 보안 채널로 연락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지난 1일 CIA가 유튜브에 올린 두 편의 중국어 영상 중 한편의 내용이다. 2분 27초 분량의 이 영상은 중국 공산당의 부패와 강압에 시달리는 간부의 불만과 두려움을 이용했다. 이들을 CIA의 정보원으로 채용하기 위해서다.

다른 한편은 당 기율위가 아무런 설명 없이 고위 간부를 체포하고 축출하는 내용이다. 고급 식당에 종업원이 빈자리의 식기를 치우는 장면에서 “사람이 갑자기 홀연히 사라지는 일이 너무 흔하다”는 대사가 흐른다.

“당의 사다리를 오르며 나보다 높은 직위에 있던 사람이 하나둘씩 버려지는 것을 보았다. 이제 내 운명이 그들의 운명과 마찬가지로 위태롭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상에는 고위 간부가 중국 정부 요원을 피하는 모습이 담겼다.

각 영상은 7일까지 17만, 14만 뷰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존 랫클리프 CIA 국장이 중국에 대한 정보 수집을 강화하는 데 중요성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영상들”이라고 전했다. 전직 CIA 간부는 신문에 "이 영상이 새로운 정보원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CIA는 중국어, 러시아어, 북한 어투의 한글 등으로 제작한 CIA 연락법을 유포했다. 접속자 정보가 드러나지 않는 안전한 다크웹을 통해서다. 미 정보 관계자는 NYT에 "중국의 인터넷은 차단되고 검열되지만, 중국 관리들은 이를 우회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이번 영상을 공개하며 “새로운 영상은 비밀을 취득할 중국 관리를 모집하려는 것”이라며 “우리 기관은 긴박감·창의성·용기를 갖고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영상이 공개되자 중국은 공개적으로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 린젠(林劍)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CIA가 SNS에 올린 중국어 영상은 또 하나의 확실한 ‘자백’ 증거”라며 “미국은 중국을 악의적으로 비방하고 공격할 뿐만 아니라 공개적으로 중국 측 인사를 유혹하고 투항을 유도한다”고 비난했다. 또 “중국은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 해외 반중(反中) 세력의 침투와 파괴 활동을 단호히 타격하고 국가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633 [속보] 콘클라베 첫날 교황 선출 불발… 바티칸 굴뚝 '검은 연기' 랭크뉴스 2025.05.08
49632 콘클라베 첫날 ‘검은 연기’…교황 선출 일단 불발 랭크뉴스 2025.05.08
49631 "고이 모셔둔 명품이…" 박나래 밝힌 자택 도난사건 전말 랭크뉴스 2025.05.08
49630 김문수, 오전 8시30분 긴급 기자회견…단일화 입장 밝히나 랭크뉴스 2025.05.08
49629 ‘이재명 테마’로 대박 예고한 상지건설 CB... 투자자 리스트에 기업사냥꾼도 있다 랭크뉴스 2025.05.08
49628 [속보] 김문수, 오전 8시30분 긴급 회견…단일화 입장 밝히나 랭크뉴스 2025.05.08
49627 [속보] 김문수, 오전 8시 30분 긴급 회견… 단일화 입장 발표 하나 랭크뉴스 2025.05.08
49626 김문수, 오전 8시30분 긴급 회견…'단일화 입장' 발표 주목 랭크뉴스 2025.05.08
49625 [금융포커스] NH농협금융, 尹 탄핵심판 후 이재명 캠프 출신 사외이사 선임한 이유는 랭크뉴스 2025.05.08
49624 산에서 컵라면, 하산뒤 막걸리…외국인 관광객 필수코스 된 'K등산' 랭크뉴스 2025.05.08
49623 [속보] 김문수, 오전 8시30분 긴급 회견…단일화 입장 발표 주목 랭크뉴스 2025.05.08
49622 "아들아, 넌 내 자랑이었다" 말기암 아빠의 특별한 작별인사 랭크뉴스 2025.05.08
49621 첫날 '검은 연기'‥오늘부터 하루 4번 투표 랭크뉴스 2025.05.08
49620 [속보] 콘클라베 첫날 투표 ‘검은 연기’…교황 선출 안 돼 랭크뉴스 2025.05.08
49619 [바티칸 르포] 굴뚝에 시선 고정…"검은색이야" 교황 선출불발엔 장탄식 랭크뉴스 2025.05.08
49618 인텔, TSMC 독주에 균열 낼까… 1.8나노 고객사 유치 사활 랭크뉴스 2025.05.08
49617 [뉴스 분석] 속도 내던 이재명 파기환송심, 대선 이후 연기한 이유는 랭크뉴스 2025.05.08
49616 파기환송심 연기에도 ‘마이웨이’ 민주당…‘삼권분립 훼손’ ‘의회 독주’ 우려 랭크뉴스 2025.05.08
49615 "낮엔 김문수, 밤엔 한덕수"…金캠프에 단일화 스파이 있었다? 랭크뉴스 2025.05.08
49614 "2분 전에 싹쓸이"…'멜라니아 코인'으로 1380억 '돈방석' 앉았다는데 랭크뉴스 2025.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