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국민의힘 김문수, 무소속 한덕수 두 후보의 만남이 별도의 합의 없이 끝난 가운데 국민의힘 당내 갈등 역시 내내 격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앞서 김문수 후보가 "간섭하지 말라"며 당원 여론조사 중단을 분명히 요구했지만 당 지도부가 물러서지 않고 그대로 강행했는데요.
당 원로들조차 김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로 단일화를 압박하면서 두 갈래로 쪼개졌습니다.
김민형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국민의힘은 하루 동안 당원 전원을 대상으로 전화ARS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에 동의하는지, 동의한다면 언제까지 단일화를 해야 하는지, 두 가지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였습니다.
김문수 후보가 "한덕수 후보와 만날 테니, 단일화에 간섭 말라"며 중단을 요구했지만, 이를 무시한 채 조사를 강행한 겁니다.
당 지도부는 한발 더 나아가 "한 후보와 단일화 일정을 확정하라"고 압박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제 더는 시간이 없습니다. 오늘 반드시 단일화를 확정해야 합니다."
여론조사에 대해선 "간섭하는 게 아니고, 단일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김문수·한덕수 후보의 전격적인 만남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와 지도부 사이 대립은 여전했고, 당내 충돌도 이어졌습니다.
이인제·이혜훈·차명진 등 전직 국회의원 209명은 "지도부는 후보 교체를 강요하지 말라"고 반발했습니다.
[송영선/전 한나라당 의원]
"말이 좋아 '단일화'이지 김문수 후보에게 '후보를 양보하라'는 것입니다."
반면, 김무성 전 대표 등 당 원로 2명은 "단일화에 반대하는 건 배신"이라면서 단일화 성사까지 단식농성에 돌입했습니다.
[김무성/전 새누리당 대표]
"전당대회 때 이미 다 공약했던 후보 단일화, 이 일이 지금 난망한 것 같아서 너무나 절박한 그런 심정으로…"
국민의힘이 서두르는 것도, 김문수 후보가 여유를 부리는 것도, 모두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습니다.
대선 후보 등록이 마감된 11일 이후, 한덕수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진다 해도, 한 후보는 기호 2번을 쓰거나 국민의힘의 조직과 돈에 기댈 수 없습니다.
뒤늦게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후보 등록 자체가 무효가 되기 때문에, 단일화가 되어도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습니다.
한 후보를 원하는 쪽은 11일까지 단일화를 해야 하지만, 김 후보는 굳이 그 일정에 맞춰 서두를 이유가 없는 겁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권혁용, 이지호 / 영상편집: 안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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