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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작전 확대 승인 하루 뒤 "주민 제3국 이주" 발언까지
난민·인질가족 불안 확산…"아직 더 폭격할 게 남았느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오른쪽)와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팔레스타인 자치구 가자지구에 대한 재점령 계획을 밝힌 이스라엘 내각에서 인종청소를 방불케 하는 강경론까지 나왔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더는 휴전 협상에 관심이 없다고 밝힘에 따라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에서 극우 강경파로 분류되는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이날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가자지구는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에 대해서는 "하마스나 테러가 없는 남쪽의 인도주의 지역으로 보내질 것"이라며 "그곳에서 상당수가 제3국으로 이주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정 지역에 대한 무차별적 파괴와 주민의 강제이주 계획은 최소한 전쟁범죄 정황이며 인류 최악의 범죄인 제노사이드(genocide·특정집단 말살)에 해당할 수 있다.

영국 노팅엄대 국제법 교수인 빅터 카탄은 가디언에 "스모트리히 장관은 오랫동안 유사한 언동을 해 왔지만, 이번 발언은 정부 차원에서 병력 증강을 요구하고 있다는 맥락 속에서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명백히도 로마 규정(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다자조약)이 인도에 반한 죄로 규정한 민간인의 추방과 강제 이주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만약 이것이 그의 장관 직무의 일환이거나 내각 논의의 결과로 나온 것이라면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스모트리히 장관의 발언은 이스라엘 안보 내각이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영토를 유지하는 구상이 포함된 '기드온의 전차' 작전 계획을 승인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 작전은 이달 12일 시작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이후 본격 실행될 예정이다.

이스라엘의 폭격에 당한 가자지구 난민 시설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하마스 정치국 고위 간부인 바셈 나임이 "이스라엘과 휴전 협상에 이제는 관심이 없다"고 밝히는 등 전운은 이미 다시 고조되고 있다.

가자지구 민방위 당국은 6일에도 이스라엘이 난민 보호시설로 사용되는 학교 건물을 폭격해 최소 2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확대 방침에 가자 주민 사이에서는 피로와 절망이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출신 피난민 모아즈 카흘루트는 주민들이 잔해 속에서 원래 집의 위치를 찾으려면 GPS를 사용해야 할 지경이라며 "더 폭격할 게 뭐가 남았느냐"고 되물었다.

앞서 3월 초부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의 물품 반입을 차단함에 따라 난민들의 물자 및 영양 부족 사태는 이미 심각하다.

난민 캠프의 구호소에는 가족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려는 피난민이 앞다퉈 몰리고 있지만, 이들에게 제공할 음식조차 부족한 형편이라고 AP는 전했다.

아이들에게 줄 음식을 얻기 위해 줄을 선 난민 엄마 사라 유니스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음식도 없고 밀가루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자선단체에서 일하는 난민 니달 아부 헬랄은 "미사일에 죽는 것은 두렵지 않다. 눈앞에서 어린이가 굶주려 죽는 것이 두렵다"고 한탄했다.

아직 하마스에 억류 중인 이스라엘 인질 가족 사이에서도 두려움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계 인질 에단 알렉산더의 아버지 아디 알렉산더는 "전쟁의 확대가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생존 인질 중 최고령으로 추정되는 옴리 미란(48)의 가족은 "이스라엘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하마스 해체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일 뿐이길 바라지만, 이게 수단인지 목적인지 불분명하다"고 불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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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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