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폼팩터' 조직 운영후 결론
팔 달린 로봇에 바퀴로 움직일 듯
반려용 'Q9'과 병행 상용화 속도
美·中기업 올해 '양산 원년' 천명
삼성·SK도 개발 나서 경쟁 격화
팔 달린 로봇에 바퀴로 움직일 듯
반려용 'Q9'과 병행 상용화 속도
美·中기업 올해 '양산 원년' 천명
삼성·SK도 개발 나서 경쟁 격화
오픈AI 달리로 생성
[서울경제]
LG전자(066570)가 두 팔과 바퀴가 달린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화에 착수했다. 앞서 공개한 반려로봇도 아직 양산 전이지만 차세대 휴머노이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동시다발적으로 상용화 스케줄을 앞당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가전 제품을 담당하는 HS사업본부를 중심으로 로봇선행연구소 등과 ‘넥스트 폼팩터 태스크’를 운영해 차세대 로봇 폼팩터(유형)로 가정용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경영진은 태스크 결론을 토대로 최종 조율을 거쳐 휴머노이드 폼팩터의 세부 사항을 확정할 계획이다. 출시는 내년 이후다. LG전자 관계자는 “전복 위험 등 안전 요소 등으로 완벽한 휴머노이드 구현에는 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앞으로 가야 할 로봇 기술의 방향을 구체화한 것”이라며 “내부 조직 개편도 진행하는 등 휴머노이드 사업화를 본격화했다”고 설명했다.
가정용 휴머노이드라는 콘셉트처럼 제품에는 팔 역할을 할 매니퓰레이터가 달릴 예정이다. 매니퓰레이터란 인간의 팔과 유사한 동작을 하는 로봇의 팔 또는 장치를 뜻한다. 주행부에는 이족 보행을 위한 인간형 다리보다 바퀴 등을 활용해 이동하는 방식이 우선 고려되고 있다. 이족 보행은 안정성과 표면 적응성, 균형 유지 등에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만큼 빠른 상용화에 초점을 두고 일단 바퀴 등을 활용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해 공개한 첫 반려로봇 ‘Q9(코드명)’을 아직 공식 출시하지 않았다. Q9는 이동형 허브로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다양한 가전을 제어한다. 회사의 휴머노이드 연구도 그간 선행 연구에 집중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Q9부터 양산한 다음 휴머노이드 사업화 수순을 예상했지만 LG전자는 시점을 더 미룰 경우 시장을 뺏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주완(왼쪽 첫번째)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에서 자사가 개발 중인 반려 로봇 Q9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전자
실제 글로벌 로봇 업계를 이끄는 미국과 중국 주요 기업들은 올해를 휴머노이드 양산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1월 실적 발표에서 “2025년 말까지 옵티머스를 1만 대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AI의 투자를 받은 미국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 역시 올해 2월 “BMW에 이어 두 번째 상업 파트너와 생산 계약을 맺어 휴머노이드 10만 대를 출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유니트리와 갈봇·엔진AI 등 중국 로봇 기업 6개사도 올해 1000대 이상의 휴머노이드를 생산할 계획이다.
LG전자는 가전 솔루션을 제공해온 노하우를 살려 가정용 휴머노이드 영역에서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전 세계에 뻗어 있는 약 5억 대의 자사 가전과 휴머노이드가 연결돼 시너지를 낸다면 회사 사업의 슬로건인 ‘가사 노동 해방(Zero labor home)’ 달성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정용 로봇이 산업용에 비해 쉬울 것 같지만 목표가 분명하고 상황이 제한된 산업 현장보다 다양한 역할이 부여되고 장소 간 편차가 큰 가정용 로봇이 구현하기가 더욱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LG 외에 다수의 국내 대기업들도 휴머노이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로봇을 미래 성장 사업으로 점찍고 지난해 말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기존 14.7%에서 35%로 높여 최대주주에 올랐다. 미래로봇추진단도 출범시켜 융합한 인간형 로봇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SK는 SK온의 미국 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를 통해 코스닥 상장사인 로봇 자동화 시스템 업체 유일로보틱스 인수 작업에 착수했으며 SK텔레콤(017670)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신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두산의 로봇사업 계열사 두산로보틱스(454910)는 올해 하반기 로봇 연구개발(R&D) 환경을 보유한 통합 연구개발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도 지난해 11월 포스코기술투자를 통해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펀드로 로봇 솔루션 기업이자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는 뉴로메카에 100억 원을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