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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수익성 고려해 해외 촬영…영국·호주 등 세제 혜택
정책 명확해질 때까지 제작 얼어붙을 것…미국 소비자도 피해


트럼프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외국 영화에 관세를 물리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은 할리우드의 아웃소싱 제작 관행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영화 관세는 외국 영화 그 자체가 아닌 외국 정부가 할리우드에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표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최근 수십년간 비용을 절감하고 흥미롭거나 특이한 배경을 활용하기 위해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의 촬영분을 늘려왔다.

예를 들어 톰 크루즈의 신작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영국과 몰타, 노르웨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서 촬영됐다.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블록버스터 '썬더볼츠*'의 주요 장면도 말레이시아에서 촬영됐으며 음악은 런던에서 녹음됐다.

지난해 기준 북미 시장의 박스오피스 수입은 88억달러로 여전히 큰 부분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211억달러에 달하는 해외수입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할리우드는 수익성을 고려해 해외에서 촬영하거나 특정 지역의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배우를 캐스팅하고 여러 도시에서 시사회를 여는 등 다양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일부 국가에서는 할리우드의 로케이션 촬영을 유치하기 위해 세제 지원을 제공하기도 한다.

최근 유니버설스튜디오는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을 하트퍼드셔에서 촬영하는 대신 영국으로부터 8천900만파운드의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영리재단 필름 LA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로스앤젤레스에서의 영화 제작은 40% 가까이 감소하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한 극장에 내걸린 영화 포스터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게다가 영화는 항구를 통해 수입되는 공산품이 아니며 한 국가에서 제작되는 경우도 많지 않다.

영화 제작에 투입되는 인력과 자금도 세계 각국에 걸쳐있는 만큼 특정 영화에 세금을 부과하기보다는 외국 정부가 자국에서의 촬영 등을 유도하기 위해 할리우드에 제공하는 인센티브에 관세를 물리는 편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경우 영국과 호주, 뉴질랜드, 헝가리, 이탈리아 등 미국 영화 제작의 거점 역할을 해온 국가들이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영화협회(BFI)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 내에서 지출된 영화, TV 제작비 중 48억파운드가 외국 기업에서 온 것이었다.

영국뿐 아니라 일부 유럽 국가에서도 세제지원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호주는 지난해 외국 영화와 TV 시리즈에 대한 세금 혜택을 강화해 '스턴트맨'이나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와 같은 영화를 유치했다.

런던의 미디어 분석가 클레어 엔더스는 "우리는 100년간 미국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 왔다"며 관세 영향이 영국을 포함한 주요 제작 허브에 파괴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디언과 FT는 또 해외 인센티브 없이 영화를 만들려면 결국 제작비가 상승하게 되고 중소규모의 영화제작은 무산될 수밖에 없다며 미국 영화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이라고 짚었다.

제작비가 상승하면 영화표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어 소비자 부담도 커진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분석가들은 관세에 대한 명확한 방침이 나올 때까지 영화 제작이 얼어붙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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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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