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5일 오전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나란히 걷고 있다. 권도현 기자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5일 대선 후보 단일화를 추진 중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오늘 중으로 김 후보가 원하는대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만나자”고 제안했다. 김 후보 측에서는 “‘곧 다시 만나자’는 덕담이 오갔지만 그 외 발언은 없었다”고 입장을 냈다.
한 후보는 이날 오전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도착해 김 후보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중 만나자고) 한 세번쯤 말했다”며 “김 후보와 내가 이제 만나야 할 시간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양측의 ‘단일화 추진 기구’ 설치를 공식화했고, 이보다 앞서 한 전 총리 측은 지난 3일 국민의힘에 단일화 방식·시기 등을 일임하겠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한 전 총리의 제안을 두고 양측의 온도차는 컸다. 한 전 총리 측은 한 전 총리의 제안을 실시간으로 적극적으로 기자들에게 알렸다.
반면 김 후보 측은 기자들에게 “김 후보가 한 전 총리를 잠시 조우했다. 그 과정에 서로 인사를 나누었고 ‘곧 다시 만나자’는 덕담이 오갔다”며 “그 외 다른 발언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만남의 의미를 ‘잠시 조우’로 축소하고, 이날 만남이 성사된 것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차단한 것이다.
김 후보 비서실장인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정식 만남을 제안한 것이 아니라 조계사 내 접견실에서 많은 사람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 잠시 이야기가 된 것이고, 구체적인 만남 제안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단일화를 말하면서 이렇게 서로 간에 오해가 있을 얘기를 외부에 전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빠른 단일화를 요구하는 한 전 총리와 ‘버티기’ 모드인 김 후보의 신경전이 이어지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