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워런 버핏
미국의 전설적 투자자 워런 버핏(94)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말 은퇴를 선언했다. ‘투자의 귀재’로 불려온 버핏 회장은 은퇴를 선언하며 “무역이 무기가 돼선 안 된다”는 화두를 던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정책을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버핏은 이날 미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의 60번째 연례 주주총회에서 “4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그레그 아벨(62) 버크셔 비보험 부문 부회장이 올해 말부터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르도록 추천하겠다”며 자신의 은퇴 계획을 공식화했다. 버핏은 2021년 아벨 부회장을 후계자로 지명하면서도 은퇴 계획이 없다고 밝혀왔다. 그는 입장을 번복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버핏은 “세계 다른 나라들이 더 번영할수록 우리가 손해 보는 게 아니라 우리도 그들과 함께 더 번영할 것”이라며 “무역이 무기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 세계와 무역을 하려고 해야 한다”며 “우리는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을 하고, 다른 나라들도 자기가 가장 잘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의 말은 각국이 비교우위를 가진 산업 분야에 집중해 무역을 확대해야 모두가 번영할 수 있다는 경제의 기본 원리를 강조한 말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을 미국에서 생산하도록 강요하기 위해 전 세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초고율의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한 트럼프의 정책을 비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3일(현지시간) 미국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 [로이터=연합뉴스]
버핏은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금융시장에 비상식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과 관련해 “지금은 극적인 베어마켓(약세장)이나 그런 게 아니다”며 “특별히 비판하려는 의도는 아니고 사람들이 감정이 있다는 걸 알지만, 감정이 투자를 좌우하도록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하락할 경우 겁먹고, 시장이 오를 때 흥분하는 사람이라면 주식시장은 참여하기에 끔찍한 곳”이라는 당부도 남겼다.

이날 그는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해 “북한에는 자기 머리 스타일을 비판하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남자가 있다”며 “북한이 핵무기가 왜 필요한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버핏은 1965년 버크셔를 인수한 이후 60년간 회사를 이끌어왔다. 당시 섬유 제조업체였던 버크셔를 인수하고 에너지·은행·항공·식품 등 실물경제 관련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기업의 내재 가치에 기반해 주식을 선택하고 장기 보유하는 가치 투자 전략의 결과였다. 5월 기준 그의 자산은 1682억 달러(약 236조원)로 포브스 집계 세계 부호 순위 5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58년에 산 오마하의 주택에서 현재도 거주하며 고가 미술품이나 호화 저택을 소유하지 않는 소박함으로도 유명하다.

버핏 회장의 후계자가 될 아벨 부회장은 캐나다 에드먼턴의 노동자 가정 출신이다. 학창 시절 빈 병을 줍고 소화기에 소화용액을 채우며 노동의 가치를 배웠다고 한다. 캐나다 앨버타대를 졸업한 뒤 회계사로 일하다 전력회사인 칼에너지로 이직했는데, 미드아메리칸으로 이름을 바꾼 칼에너지가 99년 버크셔에 인수되면서 버핏과 인연을 맺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268 [속보] 충남 태안 북서쪽 인근 바다서 규모 3.7 지진 랭크뉴스 2025.05.05
48267 공격헬기 무용론 현실화?…美육군, 상비사단에 ‘드론’ 1000대씩 보급[이현호의 밀리터리!톡] 랭크뉴스 2025.05.05
48266 민주당 "김구·조봉암·장준하·노무현을 잃듯 이재명 잃지 않을 것” 랭크뉴스 2025.05.05
48265 트럼프, 대중관세 선제인하 일축…“언젠가는 낮춰” 랭크뉴스 2025.05.05
48264 [속보] 충남 태안군 먼 해역에서 규모 3.7 지진 랭크뉴스 2025.05.05
48263 석탄일에 월정사 석탑 만나볼까…대한항공 조중훈 공덕비 있는 까닭 랭크뉴스 2025.05.05
48262 [속보] 7시53분 충남 태안군 북서쪽 52㎞해역서 규모 3.7 지진 발생 랭크뉴스 2025.05.05
48261 어린이날, 전국 흐리고 가끔 비… 일교차 15도 안팎 주의 랭크뉴스 2025.05.05
48260 “덤터기 안쓰면 다행” 추가금 붙을수록 한숨만···정부도 못막는 ‘스드메 전쟁’ 랭크뉴스 2025.05.05
48259 ‘4세 고시, 7세 고시’에 멍드는 아이들···한 해 27만명 정신과 진료 받는다 랭크뉴스 2025.05.05
48258 외연확장 전략 된서리 맞을라…이재명, ‘대법관 탄핵’ 속도조절 주문 랭크뉴스 2025.05.05
48257 [격변의 방산]④ 데이터 분석해 전략 수립… 전장 판도 바꾼 AI 랭크뉴스 2025.05.05
48256 충주 화재 2명 사망‥만취 뺑소니 60대 검거 랭크뉴스 2025.05.05
48255 "텔레그램에 사진 유포"…'N번방 방지법' 5년, 미성년자 성착취 여전 랭크뉴스 2025.05.05
48254 결국…‘윤석열’ 안 지운 이들로 결승전 랭크뉴스 2025.05.05
48253 예멘 후티 반군 미사일 이스라엘 공항 타격…“7배 응징” 랭크뉴스 2025.05.05
48252 서울 아파트 거래 다시 얼어붙나…전월세도 동반 하락 랭크뉴스 2025.05.05
48251 무법자 트럼프? '헌법 지켜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랭크뉴스 2025.05.05
48250 민주당 “조희대 3차 내란”…사법부와 전면전 랭크뉴스 2025.05.05
48249 김문수 “이준석까지 원샷 단일화” 한덕수와 샅바싸움 본격화 랭크뉴스 2025.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