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강정인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1993년 소크라테스 다룬 논문으로 반향
고 강정인 교수. 한겨레 자료사진

정치학 분야에서 서구 중심주의를 벗어난 학문적 모색에 힘써온 강정인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3일 오후 7시 별세했다고 유족이 전했다.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정치학 박사를 마치고 1989년부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에서 강의해온 고인은 저서 ‘서구중심주의를 넘어서’로 한국정치학회 학술상(2004년)을 받았다.

애초 서양정치 사상을 전공하며 민주주의 사상에 관심을 쏟았지만 최근에는 한국 현대정치사상을 구성하고 동아시아와 서양의 정치사상을 비교하는 작업에 전념해왔다.

강 교수는 1993년 한국정치학회 연례 학술발표회에서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한 게 아니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논문에서 아테네 법관들이 소크라테스한테 ‘철학’을 포기하면 석방해주겠다고 회유했지만, 소크라테스는 “지혜를 사랑하고 덕을 추구하며 이를 아테네 시민들에게 깨우치는 철학적 임무는 신이 내린 명령이기 때문에 철학을 포기하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법이 아니라 철학을 지키려고 순교했다는 것이다. 이후 2002년 11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소크라테스가 탈출을 권유하는 친구 크리톤에게 “법은 국가와의 약속이다. 나는 법에 따라 재판을 받았고, 그것이 나의 목숨을 빼앗아 가는 것일지라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고 적힌 초등학교 6학년 도덕 교과서 수정을 권고해, 이 부분은 삭제됐다.

저·역서로 ‘자유민주주의의 이념적 초상’(1993), ‘민주주의의 이해’(1997), ‘통치론’(1994, 공역), ‘군주론’(2008, 공역) 등이 있다.

유족은 아내 유윤선씨, 자녀 세빈(예일대 의대 박사후연구원) 세윤(치과의사)씨 등이 있다.

빈소는 평촌 한림대성심병원, 발인 6일 오전 8시. (031)382-5004.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232 원·달러 환율 롤러코스터…‘계엄 후 최저’ 수준 랭크뉴스 2025.05.05
48231 어린이날, 전국 흐리고 가끔 비…낮 최고 17∼21도 랭크뉴스 2025.05.05
48230 3000억 팔린 '시카' 화장품…리들샷, 엑소좀으로 기술 더해 매출 '껑충' 랭크뉴스 2025.05.05
48229 김문수, 13년 만의 대권 재도전… 그를 만든 ‘다국적 연합군’ 랭크뉴스 2025.05.05
48228 취업 돕는 스타트업 이런 것까지 등장…동영상 이력서 플랫폼, 부정행위 해주는 AI까지 랭크뉴스 2025.05.05
48227 한번 거래 트면 쭉 간다…북미 '빌트인 왕좌' 노리는 삼성·LG 랭크뉴스 2025.05.05
48226 "썩는데 500년"…돈 안되는 장난감 재활용, 작년에만 75t 해낸 그들 랭크뉴스 2025.05.05
48225 "간호사 될래요" 백혈병 소윤이의 꿈…엄마는 깜짝 놀랐다 랭크뉴스 2025.05.05
48224 대선前 파기환송심 선고 땐….이재명 운명, 대법이 쥘 가능성 랭크뉴스 2025.05.05
48223 이재명, 오늘 조계사 방문…오후엔 경기·충북 경청투어 랭크뉴스 2025.05.05
48222 한동훈 승복했지만, 선대위 합류엔 "생각할 시간 달라"…속내 복잡한 찬탄파 랭크뉴스 2025.05.05
48221 백악관 떠나는 머스크, 테슬라 복귀 임박… 위기의 테슬라 구할까 랭크뉴스 2025.05.05
48220 이재명 파기환송심, 1심 당선무효형 '징역형 집유' 유지할까 랭크뉴스 2025.05.05
48219 한 달 남은 대선 불확실성 증폭... ①사법리스크 ②단일화 ③중도층에 달려 랭크뉴스 2025.05.05
48218 김문수 "여기가 한덕수 당이냐"…단일화파 이양수 잘랐다 랭크뉴스 2025.05.05
48217 "법원을 정치로 끌어들여"… 사상 초유 대법원장 탄핵 저울질에 판사들 동요 랭크뉴스 2025.05.05
48216 "접착제 흡입해 환청 들려"…집주인 둔기로 살해한 세입자 결국 랭크뉴스 2025.05.05
48215 콘클라베 ‘유일한 소통 창구’ 굴뚝 세웠다…교황 후보들은 ‘연설전’ 불꽃 랭크뉴스 2025.05.05
48214 “죽일 수 있으면 죽여 봐”…직장에 흉기 들고 찾아온 30대 男, 결국 랭크뉴스 2025.05.05
48213 일론 머스크 "스타링크, 이제 콩고에서도 사용 가능" 랭크뉴스 2025.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