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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 시절 ‘각별한 인연’ 소개
“지지자 “단일화 양보 않겠다고 약속해 달라”
‘중도 확장성 우려’ 해소 취지


“이곳은 우리 행정이 가야 할 방향의 상징적인 곳입니다. 행정이란 불법 단속을 많이 해 전과자를 많이 만들어내는 게 아니고, 가장 어려운 분들을 찾아뵙고 이 분들께 따듯한 보살핌을 하는 것입니다.”

4일 오후, 경기도 포천 신북면 장자마을 경로당 입구.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푸른색 점퍼에 흰색 바지 차림으로 나타났다. 치열한 경선 끝에 보수 진영 최종 주자로 선출된 그가 맨 처음 방문한 곳은 한센인 마을이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4일 한센인 마을인 경기도 포천시 장자마을을 방문해 방문 소감을 말하기에 앞서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 후보는 과거 민선5기 경기도지사 취임식 후 첫 일정으로도 이곳을 찾았다. 그만큼 김 후보에겐 남다른 애정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전언이다. 경기도 내 한센인 정착마을은 장자마을을 포함해 현재 6곳이다.

사회로부터 격리돼 산속으로 밀려난 한센인들은 건물을 불법개조해 무허가 염색공장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생계를 이어갔다. 불법개조와 폐수 방류로 관공서의 단속과 고발이 진행됐고, 마을 주민 절반가량이 전과자가 됐다.

2008년 당시 경기도지사에 취임한 김 후보는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과 협의를 통해 하천 오염은 물론 한센촌 주민 고발의 악순환을 끊었다. 환경오염 주범인 무허가 염색공장을 섬유산업단지로 조성하고 폐수처리시설을 설치했다. 주민들에겐 의료 및 주거환경개선사업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제공했다.

그랬던 도지사가 대통령 후보가 돼 돌아오자, 한센촌 주민들과 지지자들 100여명은 김 후보를 격렬히 환호하며 맞이했다.

주민과 지지자들의 “김문수 대통령” 연호를 들으며, 김 후보는 장자마을 경로당으로 들어와 어르신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마이크를 잡은 김 후보는 “반갑습니다. 사랑합니다 여러분”하며 손으로 크게 하트 표시를 그렸다. 이어 울컥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김 후보는 “(그동안 지자체는)여러분을 단속 대상으로 생각했지, 아무도 도와드리지 못했는데 한센촌을 통해서 행정이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배웠다”고 밝혔다.

그는 손끝이 뭉툭해져 꼬막손 같아진 최종국 마을 이장의 손을 덥석 잡으며 “여러분을 뵈니까 얼굴도 전부 훤해지셨다”며 반가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최 이장은 “광역지자체장으로서 한센인 마을에 온 건 (김 후보가) 처음이었다”며 “여기서 숙식하면서 애환도 들어주고 약자를 위해 후보가 진정성을 갖고 해줬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길용 한센총연합회 회장은 “단일화할 때 양보하실까 봐 염려된다”며 “양보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달라. 한센인들은 김 후보를 아버지같이 생각한다”고 응원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4일 한센인 마을인 경기도 포천시 장자마을을 방문해 주민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순이 할머니는 김 후보에게 편지와 집 앞마당에서 꺾은 진달래꽃 다발을 전했다.

그는 “우리는 평생 도망다니며 살았다. 하지만 후보님을 만나고 인생이 바뀌었다. 문둥이라고 손가락질하는데 손을 내밀어줬다. 글도 모르던 제게 한글도 가르쳐줬다. 낮은 곳에 사는 사람을 늘 지켜봐주는 분”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김 후보는 경로당에서 마을 주민들과 비공개로 짧게 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현장 행정’을 강조했다.

그는 대선 후보 선출 후 첫 일정을 한센촌으로 잡은 이유에 대해 “도지사할 때 (이곳이) 우리 행정이 가야 할 방향의 상징적인 곳이라고 생각했다”며 “(과거에는 이곳이) 쓰레기에, 폐수가 계속 방류돼서 한탄강 물고기가 떼 죽음을 당했다. 그래서 (지자체는)계속 단속만 했는데 저는 원인을 찾아서 이렇게 바꿨다. 이것이 공무원이 해야 할 기본 방향 아니겠나”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이날 첫 일정으로 ‘약자 지원’ 행정 성과를 부각한 것은 중도 확장성에 대한 정치권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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