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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 넉넉지 않은 수급자 가정 가장
현금 3만5000원 담은 라면 박스
부산 덕천지구대 건물 앞에 전달
익명으로 12년 동안 선행 이어가
3일 부산 북구 덕천지구대 앞에 익명의 남성이 두고 간 상자에 들어 있던 기부품들.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에서 어린이날을 맞아 이웃 아동에게 라면과 소액 현금 등을 기부한 가장의 사연이 전해졌다. 기부자가 생활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온정을 나눈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사회에 감동을 일으켰다.

4일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30분쯤 덕천지구대 건물 앞에 남성 A씨가 종이 상자 하나를 두고 사라졌다. 지구대 직원들이 상자를 열어봤더니 라면과 아동용 바람막이, 1,000원짜리 지폐 35장과 함께 손 편지가 들어 있었다.

A씨는 편지에서 본인을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의 세 아이 아빠"라고 소개했다. 자녀 중 첫째는 장애 3급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A씨의 가정도 경제적 사정이 여유롭지 않은 셈이었다.

3일 부산 덕천지구대에 전달된 기부 상자에 들어 있던 손 편지 내용. 부산경찰청 제공


그러나 A씨의 심성은 궁핍하지 않았다. 그는 "한 달 동안 여기저기서 폐지를 모아서 판 돈으로 라면 한 박스와 아기 바람막이 옷을 구매했다"며 "땀 흘려 가며 힘들게 모아 봤지만 (판매) 금액이 많이 안 나왔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기부품이 아이가 있는 어려운 가정에 전달됐으면 한다는 의사를 밝힌 그는 "과자를 못 사서 마음에 걸린다. 미안하다"며 "선물한 바람막이 옷이 (받는 아이의) 마음에 들었으면 한다"고 적었다.

박스에 담긴 현금 3만5,000원은 A씨가 물건들을 구매하고 남은 돈이었다. 그는 "얼마 안 되지만 맛있는 치킨이라도 사 먹었으면 한다"고 했다.

A씨의 선행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세 아이의 아빠'라는 이름으로 12년 동안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를 맞아 같은 방식의 기부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기부자의 뜻을 존중해 덕천2동 행정복지센터에 기부금과 물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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