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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말 은퇴를 공식화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버핏 회장은 은퇴 계획을 밝히며, 그레그 아벨 비(非)보험 부문 부회장을 후임 CEO로 추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버핏 회장은 오는 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아벨 부회장이 연말부터 CEO직을 수행하도록 공식 제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2021년 아벨 부회장을 후계자로 지명하고 비보험 부문 운영을 맡긴 바 있다. 그간 버핏 회장은 은퇴 계획이 없다고 밝혀왔기에, 업계에서는 사후 승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왔었다.
버핏 회장은 은퇴 후에도 보유 중인 버크셔 주식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벨 부회장이 회사를 더 잘 이끌 것이라는 믿음에 따른 경제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열린 60번째 주총에서 버핏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무역이 무기가 되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 세계가 더 번영할수록 우리도 함께 번영할 수 있다”며 무역의 상호 이익을 강조했다. 그는 “각국은 비교우위에 있는 상품을 생산하고, 서로 교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내 생산을 강제하기 위해 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 기조와 상반된 입장이다.
버핏 회장은 최근 주가 급락에 대해 “버크셔 인수 이후 주가가 근본적 문제 없이 급락한 사례가 세 차례 있었다”며 “이번은 극적인 베어마켓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 하락에 겁먹고 상승에 흥분하는 투자자라면, 주식시장은 끔찍한 곳”이라며 감정적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정부 조직 운영에 대한 질문에서는 “관료주의는 놀랄 만큼 널리 퍼져 있고 전염성도 강하다”고 답했다. 또 정부 재정 적자에 대해선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내가 원하는 일은 아니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라며 축소 필요성을 언급했다.
자율주행 등 기술 발전과 관련해서는 “세상을 파괴하는 방법을 인간이 배웠다는 사실이 가장 큰 우려”라고 말했다. 그는 핵무기 보유 국가가 8~9개에 이르고, 그중 일부는 완벽하지 않은 지도자가 통치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 지도자를 겨냥한 듯 “자신의 머리 스타일을 비판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를 남자가 있다”고 발언하며 “북한이 왜 핵무기를 필요한가”라고 반문했다.
올해 버크셔 주총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속에 역대 최다인 1만9700명이 사전 행사에 참석하며 관심이 집중됐다.
버크셔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96억 달러(약 13조4천억 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12억 달러) 대비 14% 감소한 수치로, 보험 부문 부진과 외화환산손실이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은 3,477억 달러(약 487조 원)로, 전 분기 대비 증가했다.
버크셔는 실적 보고서를 통해 “국제 무역 정책과 관세 변화가 영업이익과 자산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현재로선 그 영향을 신뢰할 수 있을 만큼 예측하긴 어렵다”고 밝혔다.